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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갈등 커지는 현대중공업, ‘후계자’ 정기선은 어디에
논란·갈등 커지는 현대중공업, ‘후계자’ 정기선은 어디에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9.05.2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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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물적분할을 앞두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물적분할에 강하게 반대하는 노조가 임시 주주총회 장소를 점거하면서 물리적인 충돌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추진이 ‘후계자 정기선’을 위한 일이며, 정작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는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은 채 평탄한 꽃길만 걷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존속회사는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꿔 그룹 내 조선부문 중간지주사가 되고, 신설회사는 ‘현대중공업’이란 이름의 자회사가 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과 나란히 위치하게 된다. 아울러 향후 인수될 대우조선해양도 한국조선해양 자회사로 자리 잡게 되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넘기는 대신 한국조선해양 지분을 받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추진과 관련해 정기선 대표에 승계작업 대한 승계작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추진과 관련해 정기선 대표에 승계작업 대한 승계작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 같은 방안에 경영진 및 최대주주의 ‘꼼수’가 숨어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절차로 보이지만, 실상은 최대주주 측 승계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노조는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물적분할을 통해 ‘알짜’만 챙겨간 뒤, 후계자 정기선 대표에 대한 지분 승계라는 큰 숙제가 남아있는 오너일가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자회사가 될 현대중공업은 생산기지로 전락해 재정안정성이 취약해지고 임금 등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은 퇴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 나아가 단체협약을 비롯한 각종 노사합의 사항이 승계되지 않고, 고용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가시지 않고 있다. 아울러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본사를 서울에 두는 것에 대해서도 노조 및 울산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

민주노총은 전국일반노조연맹은 29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현대중공업은 누구의 것인가?’를 묻는다. 현대중공업은 결코 정씨 일가의 것이 아니다.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노동자들을 배제하고, 제 멋대로 쪼개고, 없애고, 새로 만들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29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 합병 때문에 물적분할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법적으로 합병에 대한 장애가 모두 없어진 뒤 해도 늦지 않다”며 “하지만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이 외국, 특히 EU에서 승인을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 물적분할을 하겠다는 건 합병 외에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는가 생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난 24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앞에서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뉴시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지난 24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앞에서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뉴시스

물적분할에 대한 반대여론은 노조를 넘어 지역사회 및 정치권까지 번지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24일 울산을 방문해 현대중공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적분할이 이뤄져 본사가 서울로 옮겨가면 울산공장은 부채만 남는 빈껍데기가 될 것”이라며 물적분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울산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자유한국당 정갑윤·이채익·박맹우 의원과 민중당 김종훈 의원도 28일 국회에서 성주영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을 만나 지역사회의 우려를 전달했다. 또한 울산 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 범시민촉구대회’도 열린 바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이러한 반발이 사실과 다르다며 물적분할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우려에 대해선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안정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물적분할에 찬성하기로 결정하면서 큰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물적분할의 수혜자라는 지적을 받는 ‘후계자’ 정기선 대표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과거 대규모 수주 및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현대중공업 분사 이후 ‘알짜’로 평가되는 현대글로벌서비스를 이끌며 후계자 행보를 이어왔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험로를 정면 돌파하고, 내·외부의 반발을 설득하는 등 리더로서의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물적분할 안건이 처리될 임시 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노조의 ‘결사반대’ 움직임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이미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있으며, 지난 2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30일부터 임시 주주총회가 예정된 31일까지 한마음회관 앞에서 영남권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임시 주주총회가 강행될 경우 물리적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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