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이 지난해 기부금 지출이 전년보다 감소해 이목이 끌고 있다.
OK저축은행이 지난해 기부금 지출이 전년보다 감소해 이목이 끌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OK저축은행이 지난해 순이익 성장에도 기부금 지출은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해 기부금, 순이익 대비 0.3%

OK저축은행은 지난해 가파른 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7,234억원으로, 전년대비(5,811억원) 2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50억원, 순이익은 9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3.2%, 22.7%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5조3,622억원으로 전년(4조638억원) 보다 1조2,984억원이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은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이 2014년 옛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출범시킨 곳이다. 최근 몇년간 빠르게 외형과 이익 규모를 키워 저축은행 업계 2인자로 자리를 굳혔다. 저축은행 업권에 대한 규제 압박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 호조에도 기부금 지출액은 전년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지난해 기부금으로 3억2,452만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4억9,177만원)보다 1억6,725만원이 감소한 규모다.  

기부활동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평가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면서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그간 사회공헌활동을 강조해왔다. 2002년 설립된 그룹 산하 재단인 OK배정장학재단을 통해 장학금 지원 사업도 활발히 펼쳐왔다. 그룹은 매년 30억원을 재단에 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OK저축은행도 다른 관계사들과 함께 기부활동에 참여해왔다.  

다만 기업의 외형과 수익 규모에 비하면 아직은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OK저축은행의 작년 기부금 지출액은 같은 해 당기순이익의 0.3% 수준에 그쳤다. 

광고비로 한 해 수백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268억원을 광고선전비로 지출했다. 이는 전체 그해 순이익의 28%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 기부금 지출 감소세… OK저축은행 “장학제도 바뀐 탓” 

이같은 차이는 ‘고금리 이자장사’ 논란과 맞물려 곱지 않는 시선을 낳고 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신용 고금리대출 잔액 상위 20개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 잔액은 6조3,697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장 고금리 대출 잔액이 많은 곳은 OK저축은행으로 나타났다. OK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 잔액은 1조8,174억원으로 집계됐다. 빠른 성장세 이면에는 고금리 영업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논란을 피하지 못하는 이유다.  

OK저축은행은 업계에선 비교적 고용 창출과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통한다. 다만 안팎의 부정적인 시선을 걷어내기 위해선 아직은 가야할 길이 먼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OK저축은행 측은 “지표상 지출 액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공헌활동이 위축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기부금 지출에 있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산하 장학재단에 내는 돈”이라며 “재단이 2017년부터 장학금 지원 방식을 바뀌면서 지출 금액 변동이 있었다. 이전까지는 선발 대상자에게 한번에 장학금을 줬는데 2017년부터는 졸업할 때까지 일정한 금액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원액이 누적되면 장기적으로 총 기부금액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영업에 대한 비판적 시선에 대해선 “단순히 수익 지표와 이자율만 보면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다른 점도 함께 고려해줬으면 한다”며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들까지 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한국 국적을 가진 재일교포 3세로 일본에서 한식당 ‘신라관’으로 사업적 성공을 거둔 뒤, 2002년 대부업체인 ‘원캐싱’을 설립해 국내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일본에 SPC(특수목적회사)인 J&K캐피탈을 설립한 후 2004년 일본계 대부업체인 A&O그룹의 계열사 7곳을 인수해 ‘러시앤캐시(법인명 아프로파이낸셜대부)라는 브랜드를 국내에 런칭해 사업 규모를 크게 키웠다. 

일각에선 일본계 대부회사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졌지만 최 회장은 자신이 한국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은 시선 불식에 힘써왔다. 2014년 OK저축은행을 인수한 후에는 대부업 사업도 축소하고 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대부업 자산 축소를 조건으로 OK저축은행 인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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