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부진을 겪었던 건설업계가 하반기 반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올 상반기 부진을 겪었던 건설업계가 하반기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해외수주의 텃밭이었던 중동 지역에서의 대형 발주들이 예정돼 있고, 국내 3기 신도시 지정과 SOC 추경 예산안 확보 등으로 반등의 기대감이 일고 있다.

◇ 상반기 수주 ‘가뭄’ 여파… 수주잔고·신규 수주 ↓

3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의 1분기 수주잔고와 신규 수주액은 141조4,518억원, 10조3,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5%, 12.6% 줄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해외수주 부진과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로 해석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액은 89억달러(10조5,126억원)로 전년 동기 136억달러(16조643억) 대비 34% 가량 줄었다.

특히 주요 ‘텃밭’으로 여겨지던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는 6월 현재 12억달러(1조4,186억원)로 전년 동기 38억달러(4조4,916억원) 대비 70% 가량 줄었다.

또한 지난해 9월 발표된 ‘9.13 부동산대책’과 지난 4월 발표된 ‘주거종합계획’ 등으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돼 국내 부동산 경기도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14만5,087건으로 전년 동기 23만 2,828건 대비 37% 감소했고, 5년 평균치 22만6,000건 대비 35% 줄었다. 이는 2006년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다.

업계 전반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건설수주를 전년 대비 6% 감소한 135조5,000억원으로 전망했고, 현대경제연구원 또한 올해 건설수주 전망치가 전년 대비 9%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 반등 여지 ‘솔솔’… 국내외 수주 기대감 ↑

일각에서는 건설업계가 하반기 반등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하반기 이라크 등 중동시장에서의 발주가 예정돼 있고,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활성화와 3기 신도시 지정으로 하반기 수주에 있어 ‘기지캐’를 켤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에 기대감이 일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2일 이라크 해수처리 플랜트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사업규모만 24억5,000만달러(2조9,249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업계에서는 올해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6월 중동 지역의 발주가 이어질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3억달러(1조5,400억원) 규모의 마르잔 유전 육상시설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고, 알제리는 7억달러(8,300억원)규모의 복합화력 발전소를 발주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3기 신도시 지정과 SOC 예산 확보로 기대감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기 신도시에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을 추가 지정하면서 30만 가구의 신규 택지 공급안을 내놓았다. 주택을 비롯 토목·인프라 등 일감 확충으로 추후 ‘먹거리’에 확보에 대한 호재로 여겨진다.

정부가 추경안 SOC 예산 7,000억원을 투자한 것도 건설업계의 반등의 요소로 남아있다. SOC는 교량·항만·도로·철도·공공청사 등 정부와 공공기관 공급자가 제공하는 설비와 시설류를 말한다. 업계에서는 공공 부문의 발주가 늘어 신규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등에서 미뤄졌던 발주가 하반기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해외수주 전망이 양호하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있지만, 3기 신도시 물량과 SOC 등 신규 수주의 여력은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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