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 정상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두고 자유한국당에 읍소했다. / 뉴시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한국당에 국회 정상화를 호소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황교안 가이드라인’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국회 정상화 협상 과정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강경한 태도에서 한발 물러서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국회 정상화’ 전제조건으로 선거제·사법제 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절차 철회를 내세우고 있다.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은 12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패스트트랙을 철회하지 않으면 국회에 못 들어간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선거법은 여태까지 국회의 관습법”이라며 “이를 어긴 게 민주당이기 때문에 ‘관습법을 지키겠다’, ‘여야 합의로 가겠다’ 이렇게 이야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조건부 국회 정상화 입장에 고(故) 이희호 여사가 남긴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라는 유언을 인용하며 “한국당은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에 “이제 결단할 마지막 시간”이라며 “이미 우리 국민들은 국회를 열겠다는 정당만으로 국회를 열라는 의지가 찬성 53.4%, 반대 38.5%로 나타난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남은 상처는 크지만, 우리는 조금씩 상대방에게 빈 공간을 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이기려 하거나 너무 많이 이기려 하면 지금 우리에게 돌아올 것은 다시 대결과 갈등의 길뿐”이라며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오면 한국당 안(案)을 포함해 처음부터 논의에 임한다는 정신으로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에 ‘국회 정상화’를 호소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같은 경우 플랜 A와 B를 엄격하게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있었는데, 이번주는 (한국당과의 국회 정상화) 협상 의지와 간절함이 강하다 보니 플랜B는 꺼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까 끝까지 인내하고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한국당을 비판하지 말고 읍소하는 쪽으로 호소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국회 정상화 호소에도 구체적인 물밑 협상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문재인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해 맹비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말도 안 되는 선거법 날치기 패스트트랙으로 우리 야당을 국회 밖으로 내몰아버렸다”면서 “지금 청와대, 여당의 태도를 보면 야당은 그저 ‘무조건 복귀해라, 야당은 들어와서 추경 통과시켜 달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황교안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국회 정상화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는 취지의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 “여당 측의 이야기”라며 “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협상에 대해 황교안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협상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협상의) 자율권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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