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차원에서 '자유한국당 패싱' 카드를 꺼냈다. 한국당을 제외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이 같은 요구를 하면서다. 여기에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전제조건을 추가한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한국당을 패싱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뉴시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 차원에서 '자유한국당 패싱' 카드를 꺼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상화 차원에서 ‘자유한국당 패싱’ 가능성을 거론했다. 한국당과 지속해서 협상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지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민주평화당·정의당이 ‘단독 국회 소집’ 가능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민주평화당·정의당은 민주당에 한국당을 제외한 6월 임시국회 소집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날(12일)부터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이다. 이 자리에서 그는 “언제까지 한국당의 비위를 맞춰줄 것인가. 협상은 협상대로 하되 이 정도까지 왔으면 이제 국민들의 뜻을 따라야 한다”라며 한국당을 제외한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다.

여기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단독 국회 소집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13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이번 주말이 국회 정상화의 마지노선”이라며 “바른미래당은 이번 주말까지 국회 정상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다른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것(한국당 제외 단독 국회 소집)을 포함해 어느 당과 합의가 안 되면 바른미래당 단독으로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단독소집 포함, 정상화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입장 변화에는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전제조건을 추가한 상황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에 대한 입장 차로 국회 정상화 합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당은 전날(12일) ‘경제 실정 청문회 개최’라는 새로운 요구안을 국회 정상화 요건으로 제시했다.

결국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를 열겠다는 정당만이라도 국회 문을 열라’는 요구에 직면한 우리는 마냥 한국당을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국회 정상화 협상이 갈수록 지연되는 상황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 마저 늦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청와대와 정부도 국회에 ‘신속한 추경 심사’를 당부한 바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국회 정상화에 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준비하겠다. 언제라도 국회 상임위원회와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시급한 민생 입법과 추경예산을 심사할 준비를 완료하겠다”며 “매우 시급한 민생 현안을 챙기고 반드시 입법과 예산으로 뒷받침할 과제를 도출한 뒤 성과 내는 원내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이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과 함께 6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여전히 민주당이 한국당과의 협상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민주당의 준비) 과정에서 한국당 의원님들과 반드시 함께하고 싶다는 것이 변함없는 우리의 진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국회를) 이렇게 여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포함한 야당과 국회 정상화를 위해) 끝까지 합의를 이루려는 이유는 실질적인 추경이 심의돼 의결되는 것을 원해서 그런 것”이라며 한국당과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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