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향후 전개될 북미협상과 관련해 “유연한 입장”을 언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괄타결식 빅딜과 단계적 스몰딜 사이 합의점을 찾아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실무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 특히 주목된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19일(현지시각) 동아시아재단 등이 참석한 행사 기조연설에서 “(북미) 양측 모두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 간 외교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비밀이 아니다”면서도 “실무협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양측 정부 사이에서 의사소통은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지난 25년 간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시도 했던 실패한 계산을 뒤로 하고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공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일괄타결식 ‘빅딜’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도 비건 대표는 “(북한과) 가까운 미래에 실질적인 방향으로 관계를 맺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으로 전개될 실무협상의 관건은 ‘플러스알파’를 만들어내는 일이 될 전망이다. 북미 양측의 발언을 종합하면, 하노이 회담은 미국이 요구한 플러스 알파를 북한이 거절하면서 결렬됐다. ‘플러스 알파’가 무엇이었는지는 여전히 명확치 않다. 영변이 아닌 다른 핵시설 지역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농축 우라늄 등 해석이 분분하다. 플러스알파로 추정되는 내용들이 보도됐지만, 큰 힘을 받진 못했다.

북한 사정을 잘 아는 여권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외에 또 다른 핵시설을 알고 있다고 말하니 김정은 위원장이 놀랐다고 말한 적이 있다. 놀람의 의미는 숨기려 했지만 들켰다는 의미일 수 있지만, 외교적 관점에서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제안이 나왔기 때문일 수 있다”며 “앞으로 실무협상이 재개된다면, 북미 양측이 결렬의 원인이 됐던 플러스알파를 만들어 내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