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본부세관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HDC신라면세점에 조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HDC신라면세점이 때 아닌 악재를 만났다. 인천본부세관이 HDC신라면세점 전직 대표이사의 면세품 밀반입 혐의를 포착,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HDC신라면세점에겐 당혹스런 논란이 될 모양새다.  

◇ HDC신라면세점 압수수색 파장  

인천본부세관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HDC신라면세점(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 조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인천본부세관 측은 구체적인 수사 배경과 대상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는 내용 외에는 드릴 말이 없다”며 “아직 조사 중인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전직 대표이사의 밀반입 의혹과 관련이 있다는 언론보도가 전해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인천본부세관이 HDC신라면세점 이모 전 대표가 고가의 면세품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포착해 면세점 본부와 이 전 대표의 자택,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HDC신라면세점 대표로 재직할 당시, 부하직원을 시켜 중국 도매상에게 명품 시계를 대신 구매하게 한 뒤 면세 물품을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원은 중국인들과 함께 홍콩으로 건너가 시계를 건네 받은 뒤 국내로 밀반입해 이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직원 A씨가 주고받은 수상한 문자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전 대표는 호텔신라의 면세점 사업부 임원 출신 인사로 알려진다. <뉴스타파>는 이 전 대표가 HDC신라면세점 뿐만 아니라 호텔신라가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에서도 밀수 행각을 벌였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밀수한 시계 중에 신라면세점에만 입점된 명품 시계들이 포함돼있다는 점을 의혹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관세청이 이 전 대표 뿐만 아니라 신라면세점 내부인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는지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고 해당 언론은 전했다. 

◇ 신라면세점 직원도 연루?… 관세청 조사, 어디까지 가나  

인천본부세관이 HDC신라면세점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호텔신라의 수장인 이부진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뉴시스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호텔신라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분을 절반씩 출자해 설립한 면세점이다. 그해 진행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입찰전에서 사업 특허권을 따냈다. 2015년 12월 오픈한 HDC신라면세점은 문을 연지 1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이후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업계에선 신라면세점의 풍부한 사업 노하우와 이부진 사장의 경영능력이 만나 시너지를 내왔다고 평가해왔다. 

그런데 이번 논란으로 신라면세점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논란에 휩싸인 인사가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부 출신으로 전해지고 있는데다 신라면세점 직원의 연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구설이 불거진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지 실추 및 대외신인도 추락이 불가피하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회사는 물론, 이부진 사장의 커리어에도 생채기를 낼 수 있다. 

신라면세점 측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호텔신라 면세점 부문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는 점 외에는 어떤 내용도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HDC신라면세점은 내년 특허권 갱신 심사를 앞두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면세점 특허는 2020년 12월 만료된다. 특허 만료 30일 사업자는 특허 갱신을 신청해야 한다. 임원진의 비리 혐의가 확인될 경우 갱신 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인천본부세관 관계자는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가정을 하긴 어렵다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 부서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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