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로 곤욕을 치른 내츄럴엔도텍이 '마이크로 패치' 등 신성장동력 발굴로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 내츄럴엔도텍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사태로 곤욕을 치른 내츄럴엔도텍이 '마이크로 패치' 등 신성장동력 발굴로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 내츄럴엔도텍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4년 전 이른바 ‘백수오 파동’으로 큰 타격을 입은 내츄럴엔도텍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력 분야인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 이외에 마이크로 패치를 통한 화장품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법조인 출신의 장현우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이용욱 연구소장을 신임 대표로 발탁한 배경에서도 바이오 헬스케어 신소재 연구개발 기업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 미래 먹거리 ‘마이크로 패치’… 세계 시장 노크

3일 내츄럴엔도텍에 따르면 지난달 말 송도에서 열린 ‘2019 한국식품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백수오의 효능과 안전성이 규명됐다. 백수오의 주요성분이 동맥경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질 수치를 조절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 내츄럴엔도텍 측은 “동물 시험을 통해 백수오 추출물 섭취 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증가와 성기능 개선, 운동능력이 상승된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최근 입점한 독일 유명 드럭스토어 DM에서 갱년기 카테고리 1위 상품에 등극했다. 유럽에 이어 동남아에서도 필리핀 기업 AIM Global을 통해 여성 갱년기 제품 ‘ANGEL-E’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이 활발한 경영 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건 과거 백수오 파동에서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독성 이물질(이엽우피소)이 혼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지난 4년 간 수십 건의 민형사 소송에서 승소했다. 누명을 벗고 전열을 정비한 내츄럴엔도텍이 회사를 정상 반열에 올리기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 패치’로 뷰티 시장에서의 역량도 키우고 있다. 독일 온‧오프라인 채널 입점을 계기로 유럽 유통망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And Shine’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마이크로 패치는 오스트리아, 스위스에도 진출해 있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제품에 가미된 CLHA(교차결합 히알루론산)는 일반 히알루론산에 비해 피부에 머무는 시간이 4배 정도 길다”면서 “국내 및 해외에서 다양한 제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 새 대표에 연구원 출신… ‘바이오 기업’으로 회기

무엇보다 내츄럴엔도텍은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부활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이용욱 생약호르몬 연구소장을 신임 대표 자리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했다. 전임인 장현우 대표가 백수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에 방점을 둔 인사였더라면, 이 대표 체제 아래에서는 연구 중심의 회사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겠다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장 전 대표는 본래의 법무실장으로 돌아가 일하게 된다. 또 이 신임 대표는 회사 연구소장을 겸한다. 지난해 내츄럴엔도텍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9.7%로 전년 대비 6.4%p 가량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난해 홈쇼핑 채널에 복귀하며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재개했지만 실제 성과는 미진했다.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한껏 들뜬 분위기에 휩싸였지만 전체 매출은 되레 감소했다. 영업손실액이 1년 전보다 63% 늘면서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사정도 낙관적이지 않은 편이다. 지난 1분기 전년과 엇비슷한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밝히기 힘든 단계에 있지만 하반기 굵직굵직한 계약들을 앞두고 있어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라며 “전 임직원들이 회사를 살리는 데 뜻을 모으고 있으니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