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리고 있는 본회의장. / 시사위크 DB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리고 있는 본회의장. / 시사위크 DB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내용에 대해 대체로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가 오히려 독재 수단으로 오용되고, 독재자가 선거를 악용해 득세한 사례를 우리는 역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저는 문재인 정권 역시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이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이코노미스트지가 말한 ‘신독재’ 현상과도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증오의 정치만을 반복해왔다. 제1야당을 완전히 궤멸시키기 위한 선거법을 여야 합의도 없이 다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야당의 당연한 저항에 저들은 빠루와 해머를 들고 진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설을 경청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의 ‘빠루’ 언급에 웅성대기 시작했다. “여당의 말을 들은 적이나 있느냐” “추경(추가경정예산)이나 하라” “무슨 얘기냐” 등의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반면 한국당 의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가 어제(3일) 일하는 국회에 대해 주문했고 나 원내대표가 최소한의 대답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전혀 대답이 없는 것 같아 많이 섭섭하다”며 “국회 운영과정에서 일하는 국회를 어떻게 만들지 답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상시국회와 국회의원 소환제 등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또 “혁신형 포용국가로 가는 데 대한 견해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때로는 근거도 없고 때로는 맹목적 비난에 가까운 속에서 의원들께서 인내하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힘이 (한국당의) 어색한 박수에 비해 우월했다. 의원들 인내심에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리면서 앞으로도 우리가 더 성숙한 국회를 만드는 데 스스로 모범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권에서도 나 원내대표 연설 내용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가 나왔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에 지난 긴 세월동안의 국회 파행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며 “자유에는 책임이 반드시 뒤따른다. 오늘 한국당이 강조한 발언들이 허공의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제1야당으로서 최소한의 책무와 책임을 갖고 일하는 국회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문재인정부의 잘못들을 퇴행적인 방향에서 비판하고 있을 뿐,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방향에서의 비판과 대안 제시는 없었다”며 “서로의 잘못에 기대어 자신을 정당화하고 한 치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기득권 양당체제의 씁쓸한 현실만 확인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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