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리코가 여직원에 대해 차별적인 대우를 가해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위크

시사위크= 이미정 기자  사무용 제조업체인 신도리코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7월 노동조합이 출범한 뒤 노사는 극심한 대치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부당한 근무 환경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직원에 대한 차별과 부당대우 논란도 포함돼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여직원 밥상 차리기 지시… 노조 반발에 폐지    

신도리코는 창립 58년만인 지난해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노조는 근무환경의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노조가 문제 제기한 사안 중에는 여직원에 대한 차별적인 근무환경 문제도 포함돼 있었다.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신도리코분회에 따르면 신도리코는 지난해까지 외부 손님이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여직원에게 밥상을 차리는 업무를 지시해왔다. 여직원들은 방문객이 식사를 마치면 식판을 정리하는 업무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밥상 차리기 업무에 대해 회사 측은 당번제까지 만들어 운영했다는 의혹을 샀다. 8일 <시장경제신문>은 관련 정황이 담긴 내용을 보도했다. 

노조의 반발에 이 같은 ‘밥상 차리기’ 업무는 지난해에야 없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대착오적인 업무 지시를 여직원에게 강요했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울 모양새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오너인 우석형 회장이 지방공장에 방문하면 사측이 여직원에게 장기자랑을 준비를 강요했다는 의혹 제기도 있었다. 여직원들의 경우, 선정적인 춤을 강요 당했다는 주장도 나와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신도리코 측은 “작년까지는 여직원들이 손님 방문 시, 식사 준비 과정에서 도움을 준 것은 맞다”며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 같은 업무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장기자랑 논란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도리코 관계자는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에 따라 수년전부터 연말 장기자랑도 없앴다”고 강조했다.  

◇ 여직원 승진ㆍ임금 차별 대우? 

노조 측에선 여직원들이 승진과 임금에 있어서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강성우 신도리코분회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노동조합이 생기기 전까지 여성 직원 중에는 차장 진급자가 없었다”면서 “진급 대상자 파일에 특정 직급 이상은 여성 파일이 따로 존재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노조는 이를 여직원의 승진 배제 증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에도 남녀 간 차별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강 분회장은 “동등한 시기에 동등한 조건으로 입사한 남녀 직원의 월 봉급이 10만원 가량 차이가 나고 있는 사실이 포착됐다”며 “교섭 과정에서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지 사측에 문의를 했지만 사측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도리코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은 735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 직원이 647명, 여성 직원은 88명으로 나타났다. 남자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6,429만원으로 여성 직원(4,768만원)보다 1,661만원이 더 많다.   

신도리코는 국내 프린터·복합기 분야를 대표하는 중견기업으로 1960년 설립된 신도교역을 전신으로 하는 업체다. 신도교역은 1969년 일본의 복사기 제조사인 리코와 제휴를 맺으며 지금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2002년 창업주인 우상기 회장이 타계한 후 우석형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회사를 이끌어왔다. 최근 1년간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심화되면서 우 회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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