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저서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 기념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이언주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저서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 기념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이언주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무소속 이언주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한국당 의원들도 자리했다. 우파적 색채가 짙은 행보를 걷다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이 의원에게 공개적 ‘러브콜’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 의원의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제 자유우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힘을 모아서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고 우리가 그렇게 그리던 자유롭고 번영된 대한민국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한국당이 최선을 다해서 이 정부의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이 정말 갈망하던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하겠다. 이 의원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많이 성원해달라”고 했다.

황 대표와 이 의원은 ‘보수대통합’을 공통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의원은 자신의 탈당 기자회견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뜻있는 국민들이 보수정치 세력에게 요구하는 바는 분명하다”며 “첫째, 보수가 힘을 합쳐 문재인의 광기어린 좌파 폭주를 저지하라는 것, 둘째는 과거 보수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보수가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황 대표도 ‘보수 빅텐트’를 강조하며 “한국당은 폭넓게 문을 열고 인재들이 모이는 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황 대표는 이 의원과의 개인적 인연을 강조하며 이 의원에 대한 영입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 의원이 사법시험 합격해서 연수원에서 2년 동안 교육받을 때 제가 사법연수원 교수였다”며 “그 당시 연수생이 600명이었다. 그중에 눈에 딱 띄는 사람이 두어명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의원이었다. 이 의원이 행동하는 자유우파의 모델이 돼 주어서 대단히 기쁘고 제가 사람을 잘 본거 같다”고 했다.

◇ ‘단순 축하’ 이상의 의미… 이언주 행보 주목

현역 의원이 아닌 황 대표가 자당 소속도 아닌 이 의원의 개인적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때문에 황 대표가 보수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막말 논란 등으로 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접어들며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이 의원의 출판기념회엔 황 대표 외에도 한국당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힘을 실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은 지금 헌법의 가치가 무너지고 말할 자유가 침탈되는 공포사회로 되어가고 있다. 이럴 땐 용기가 있어야 한다. 저는 용기의 아이콘이 이 의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해 단호하게 싸우려면 ‘반문연대’라는 큰 틀 아래에서 다 같이 힘을 합해야 한다. 주요인물인 이 의원과도 큰 틀 아래에서 함께 같이 싸울 그 날이 금방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유 대한민국을 같이 지켜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한국당 백승주·이학재·김영우·홍철호·김광림·정태옥·이철규·강효상 의원이 참석해 축사했다. 김영우 의원은 “정권을 다시 되찾아오는 데 큰 싸움을 이 의원이 하고 있다”며 “이 의원이 책을 좀 여러 권 써야한다고 본다. 책 한 권 쓸 때마다 초당적으로 다 모인다. 2권, 3권을 쓰면 더 많이 모여서 보수와 중도까지 포용할 수 있는 보수 큰 그릇이 되면 큰 싸움에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국당 소속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참석해 “황 대표나 (한국당) 의원들이 많이 온 까닭은 이 의원이 (한국당에) 들어와서 무슨 말을 하더라도 그것은 막말이 아니라 아름다운 말이다, 걱정말고 오시라는 뜻으로 본다”고 했다. 최근 당 소속 의원들의 막말 논란으로 윤리위원회 징계 처분을 했던 한국당 상황을 비틀어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한국당이 보수 빅 텐트에서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내가 거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김 전 지사님 말씀을 들어보면 제가 생각하는 보수 대통합, 혁신의 길과 유사한 것 같아서 거리낌 없이 함께 하자고 할 것 같은데 다른 분들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에둘러 답했다. 그러면서 “저는 적어도 소위 말하는 일종의 사민주의, 북한에 대한 헌법상 정체성을 인정하고 시장경제 근간인 경쟁을 인정하고 나서 좌파적 생각을 한다면 (우파와) 공존하면서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들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우파가 혁신해서 바뀌어야 된다”고 했다.

이 의원 탈당 후 한국당 입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통합을 명분으로 한 입당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 측은 “구체적인 입당 논의는 아직 없다”면서도 “다양한 보수통합 방법론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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