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조배숙 의원, 박주현 수석대변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명분 없는 탈당 죽는 길이다' 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조배숙 의원, 박주현 수석대변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명분 없는 탈당 죽는 길이다' 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이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평화당은 정동영 대표를 포함해 5명이 남았다. 하지만 박주현 수석대변인이 당적을 바른미래당에 두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4명이다. 여기에서 추가 탈당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평화당의 독자 생존이 가능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정동영 대표는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대안정치의) 탈당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탈당 선언문에도 명분은 없었다. 명분이 없기 때문에 민심이 합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명분이 있었다면 아마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겠지만, 인터넷에 달린 댓글을 보면 칭찬하는 글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것이 민심”이라고 했다.

이어 “탈당파는 이미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경진 의원도 합류를 거부했고 바른미래당의 호남계 의원들도 합류가 요원하다. 당장 탈당할 기미는 없다. 또 현재 무소속으로 있는 이용호, 손금주 의원의 합류도 불투명하다. 명분이 있고 박수를 받는 거라면 왜 합류를 안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현재 평화당에 남아 있는 의원 중에서도 추가 탈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황주홍·김광수 의원은 ‘중립’으로 분류돼 아직 탈당을 감행하지는 않았으나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은 대안정치 소속 의원들의 집단 탈당 직전 정 대표에게 “분당되더라도 당권을 유지하는 게 목표는 아니셨겠죠. 1~2% 지지라는 건 시장(민심)에서 사라지라는 뜻 아닐까요. 집착과 미련, 정녕 내려놓으실 수 없으실까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중재를 시도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 의원들을 설득해 평화당을 중심으로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남은 의원들끼리) 열심히 뭉쳐서 함께 재창당의 길을 가려고 한다. 이제부터는 탈당은 잊고 평화당이 정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대안정치 대표 격을 맡고 있는 유성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명분 없는 탈당이라는 일부 반발이 있었지만,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를 고집하며 결국 ‘민주당 2중대’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그 결과 태극기 부대보다 못한 지지를 받는데 이보다 더한 명분이 필요한가”라며 “변화와 개혁에는 우려와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려야 한다. 정계개편의 거대한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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