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및 애국지사 초청 오찬에 참석한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독립유공자 및 애국지사 초청 오찬에 참석한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3일 생존애국지사와 국내외 독립유공자 유족 등 16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점심을 함께 했다. 이번 오찬 행사는 국내외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들을 국가가 끝까지 잊지 않고 예우하고 보훈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광복절을 맞아 열리는 행사인 만큼, 특별히 임시정부 요인들이 즐겼던 메뉴 두 가지가 곁들여졌다. 대나무 잎으로 감싼 밥인 쫑즈와 두툼한 돼지고기를 간장양념으로 조린 요리 홍샤오로우다. 쫑즈는 김구 선생이 일제 경찰의 추적을 피해 휴대하기 편해 자주 즐긴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홍샤오로우는 임시정부 안살림을 책임졌던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대접한 요리다.

또한 각 테이블에는 독립운동 당시 사용됐던 태극기 6종을 꽃장식과 함께 배치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태극기 6종은 남상락 선생의 자수 태극기, 진관사 백초원 선생의 태극기, 1923년 임시의정원 태극기,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 게양됐던 태극기, 1941년 김구 선생 서명 태극기, 1945년 광복군 서명 태극기 등이다.

김구 선생이 즐겼다는 쫑즈(좌)와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접대한 것으로 알려진 홍샤오로우(우). /청와대 제공
김구 선생이 즐겼다는 쫑즈(좌)와 오건해 여사가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접대한 것으로 알려진 홍샤오로우(우). /청와대 제공

독립운동 가족과 후손들의 사연도 일부 공개됐다. 안중근 의사의 외손녀 황은주 씨는 “중국 상해에서 나서 자랐는데 그 때는 ‘우리나라’가 없었다. 그런데 해방과 더불어 내 나라에 와서 살면서 마지막 가는 날에 내 나라에서 묻히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했다. 1920년 프랑스에서 유럽지역 최초 한인단체를 설립한 홍재하 선생의 아들 장자크 홍푸앙 씨는 “아버지처럼 한국의 피가 흐른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아리랑을 즉석에서 노래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의 역사가 과거가 아닌 오늘의 역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며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에 맞는 광복절이기에 더욱 각별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100년 전, 선조들은 3.1독립운동으로 자주독립의 의지와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그 의지와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일은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 정부의 책무다. 독립유공자들은 우리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라며 “우리 미래 세대들이 역사에서 긍지를 느끼고, 나라를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힘은 바로 보훈에 있다. 정부는 항상 존경심을 담아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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