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검찰 수사 방식을 두고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검찰 수사 방식을 두고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검찰 수사에 분노했다. 그는 28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후 불거진 ‘논두렁 시계’ 사건을 언급하며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전국 원외지역위원장 하계 워크숍에서 “(검찰이 조 후보자 수사와 관련해) 31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에 대한 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제가 보기에 후보 스스로 사퇴하기를 바라는 압력”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 피의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데 대해서도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당사자를 반드시 색출해야 한다. 우리가 피의 사실을 유포해 인격 살인을 하고, 심지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있지도 않은 논두렁 시계를 가지고 얼마나 모욕 주고 결국 서거하게 만들지 않았는가”라면서 “피의 사실을 유포하는 자는 반드시 색출하고, 그 기관의 책임자까지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검찰이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수사 차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대해 “관계기관과 전혀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라면서 “이 점이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 차원의 긴급 대책 마련도 예고했다.

◇ 조국 수사, 검찰개혁 발목잡기?

검찰의 조 후보자 수사를 두고 이해찬 대표가 분노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 기조와 관계가 깊어 보인다. 조 후보자는 정부의 검찰 개혁 상징으로 불린다. 이에 검찰이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일부 피의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검찰 개혁에 반발하기 때문’이라고 민주당 내부에선 해석한다.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 역시 같은 입장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은 (조 후보자에 대한) 고소 고발이 있었고 그에 따라 자신들의 수사 행위를 진행한 것”이라면서도 “청문회를 앞두고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진행에 차질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이 조 후보자 관련 의혹 조사 차 압수수색 한) 시기 자체가 조 후보자가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한 다음 날에 이뤄져서 혹시나 이게 검찰 내부 일각에서의 ‘개혁에 대한 거부’ 의사 표시 의미가 담겨 있는 것 아닌지 걱정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조국) 후보자의 검찰개혁 메시지 발표 직후 검찰의 느닷없는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을 두고 ‘검찰개혁 발목잡기’가 아닌지 국민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검증 절차,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형해화하지 않도록 검찰은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검찰에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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