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뉴시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미국의 기존 비핵화 협상 기조인 ‘선 비핵화’를 접고 단계적 동시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북미 적대관계를 완전히 ‘전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대를 하는 눈치다.

북한 외무성 김계관 고문은 개인명의 담화를 통해 “최근 미국에서 조미수뇌회담 문제가 화제에 오르고 있는데 대하여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까지 진행된 조미수뇌상봉들과 회담들은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조선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도록 하기 위한 조미 두 나라 수뇌들의 정치적 의지를 밝힌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고문은 “수뇌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을 이행하기 위한 실제적인 움직임이 따라서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의 수뇌회담전망은 밝지 못하다”면서 “미국은 공동성명리행을 위하여 전혀 해놓은 것이 없다”며 경색국면에 빠진 북미관계의 책임을 미국 측에 돌렸다.

특히 “아직도 워싱턴 정가에 우리가 먼저 핵을 포기해야 밝은 미래를 얻을 수 있다는 선 핵포기 주장이 살아있고 제재가 우리를 대화에 끌어낸 것으로 착각하는 견해가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또 한 차례의 조미수뇌회담이 열린다고 하여 과연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겠는가 하는 회의심을 털어버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발표문에서 ‘북미 간 70년 적대행위를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 사용된 단어는 transform(좋은 형태로 완전히 바꾸게 하다)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 비핵화 방향을 접고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북미 양측은 실무협상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주 내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라던 국내 기대와는 다른 결과다. 26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달 말 실무자 회의 개최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본 적이 있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며 “언제 만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정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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