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업체인 코스맥스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업체인 코스맥스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는 최근 5년간 장애인 고용 인원이 제로에 그치고 있다. 

코스맥스는 1992년 설립된 국내 대표 화장품 ODM 업체다. 회사는 지난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코스맥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59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2.5%나 성장했다.  

하지만 성장과 반대로, 코스맥스는 ‘사회적 책임’ 수행에 있어선 물음표를 붙였다. 장애인 고용 성과가 낙제점에 그쳤기 때문이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장애인 미고용 사업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5년간 단 한명의 장애인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상시 인력 50인 이상)은 전체 근로자 정원의 일정 비율의 장애인 노동자를 의무 고용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민간기업은 전체 근로자 정원의 2.9%를 장애인 노동자로 고용해야 했다. 코스맥스의 전체 근로자는 지난해 기준 973명이다. 그 해 회사의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은 28명이었다. 하지만 코스맥스는 단 한 명도 채우지 못했다.  

코스맥스는 그간 주요 경영철학 중 하나로 ‘사회적 책임’으로 강조해왔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 고용에 있어선 소극적인 모습이다. 장애인고용율이 미진한 것은 코스맥스 뿐만 아니다. 자회사인 코스맥스바이오도 장애인 고용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기관 및 기업 명단’ 자료에 따르면 2017말 기준 코스맥스바이오는 장애인 고용자수는 1명, 고용율은 0.33%에 그쳤다. 

이에 대해 코스맥스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업무 특성에 맞는 적합한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도 장애인 채용을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물론 기업들의 장애인 고용 의무 불이행 문제는 비단 코스맥스 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용노동부가 매년 연말 발표하는 ‘장애인 고용 의무 불이행’ 기업 수는 수백여 개 달한다. 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수 200인 이상인 사업장 중 장애인 고용이 단 한 명도 없었던 사업체는 지난해만 196개에 달한다. 이는 170개였던 2014년 보다 26개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기업에 장애인 미고용에 따른 벌금 성격으로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획기적인 개선은 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사회적 모범을 보여야 할 대기업들마저 이런 의무를 등한시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창현 의원은 “장애인 고용은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대기업이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 고용을 회피하는 일부 대기업에 대해서는 이행수준에 따라 고용부담금을 차등 적용하는 등 실효성을 담보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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