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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자의 육아일기
[‘초보아빠’ 권기자의 육아일기㉝]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2019. 10. 08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16개월에 접어든 딸아이가 이제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16개월에 접어든 딸아이가 이제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래픽=프리픽(FREEPIK)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어느덧 10월입니다. 딸아이와의 두 번째 추석을 보내고, 늦은 휴가도 다녀왔더니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꽤나 쌀쌀해진 날씨가 겨울이 다가오고 있음을, 또 한 해의 마무리가 임박했음을 새삼 느끼게 하네요.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저희 가족도 중요한 변화를 맞았습니다. 10월에 접어들며 16개월이 된 딸아이가 드디어(?!)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한 겁니다. 10월 1일부터 적응기간을 갖기 시작해 오늘로 5번째 ‘등원’을 했네요.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또 한 번 부모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또 한 번 부모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리원 동기 등 주변의 비슷한 또래들에 비하면 저희 딸아이의 ‘어린이집 데뷔’가 빠른 것은 아닌데요. 그래도 집과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는 점에서 괜스레 걱정도 되고, 마음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아무래도 첫 아이다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다행히, 딸아이는 제 걱정과 마음 씀이 무색하게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워낙 낯가림이 없고 지나가는 또래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친구들이 있는 어린이집에 가니 꽤나 재미있나 봅니다. 물론 아직까진 하루 2시간 남짓의 적응기간이지만, 그래도 울지 않고 잘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무척 대견스럽습니다. 이렇게 저 역시 또 한 번 부모의 감정을 느끼며, 부모로서 성장하나 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애 처음으로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아쉬움을 느낀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직업병일지도 모르겠지만 더 나은 사회, 특히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선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딸아이를 보낼 어린이집을 찾는 과정에서 겪은 불편함입니다. 주변 어린이집 정보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의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찾아볼 수 있는데요. 담고 있는 정보와 인터페이스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아이사랑 앱에서 저희 동네 어린이집을 찾아보려면 시→구→동을 차례로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면 해당 동의 어린이집 리스트가 쭉 나오고, 그중에서 한 곳을 선택하면 해당 어린이집의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른 어린이집의 정보를 보기 위해 앱 내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면 기존에 검색했던 동의 어린이집 목록이 아닌 처음으로 이동해버립니다. 다시 시→구→동을 입력해 한 곳의 어린이집 정보를 보고, 또 다시 시→구→동을 입력해야 하는 겁니다.

아이사랑포털 홈페이지 및 앱이 보다 세심한 정보와 인터페이스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지도검색이나 아이사랑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피할 수 있고 사소한 불편함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쉽게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란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실질적인 정보의 부재도 부모로서 느낀 부족함이었습니다. 아이사랑포털에 각 어린이집의 상세한 정보가 담겨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면적, CCTV 숫자, 운영 중인 프로그램, 심지어 건물의 건축년도도 알 수 있죠. 하지만 ‘현황’에서 한 발 더 들어가는 정보는 접하기 어렵습니다. 각 어린이집이 추구하는 특징이나 장점이 담긴 자체적인 소개 글이라거나, 실제 아이를 보내고 있는 부모의 평가 등을 볼 수 있다면 선택에 큰 도움이 될 텐데 말입니다.

또 아이사랑 홈페이지에서는 각 어린이집이 받은 인증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정작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 역시 보다 섬세한 접근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결국 어린이집을 선택하는데 있어 실질적인 정보들은 수소문을 하거나 온라인 맘카페 등을 통해 얻는 것 외에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저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SNS에서 해당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 메시지를 보내 평가 및 정보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부작용도 없진 않겠죠. 어린이집 입장에선 일이 하나 더 생기는 게 되고, 온라인의 특성상 무분별한 비방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은 장점이 있고, 해결방안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각 어린이집 입장에선 자신들의 장점을 적극 어필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고, 실명인증을 거치도록하면 익명성에 의한 문제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호텔 검색 사이트처럼 기존 학부모들이 주요 특성에 대해 ‘별점’을 매기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겠고요.

마지막으로 느낀 아쉬움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저희가 선택한 어린이집은 규모가 크지 않은 민간 어린이집입니다. 규모가 더 크고, 시설도 더 잘 갖춰진 국공립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줄을 서야한다는데, 저희는 그러지 않았던 터라 차선책을 택해야했습니다. 물론 지금 어린이집도 만족하고 아이가 잘 다니고 있습니다만, 더 좋은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민이나 아쉬움을 덜기 위해선 공공보육시설이 더욱 확충돼야 할 겁니다. 모든 아이들이 큰 차이 없이 높은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지난해 불거진 유치원 사태로 인해 이미 정부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보육부문의 공공성 강화가 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이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