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썸머에서 기존의 사명으로 돌아온 행남사가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기업 가치 입증에 나서고 있다. / 행남사 홈페이지 갈무리
스튜디오썸머에서 기존의 사명으로 돌아온 행남사가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기업 가치 입증에 나서고 있다. / 행남사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잦은 최대주주와 대표이사 변경, 주력인 식기 사업 부진 등의 이유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행남사가 상장 유지와 기업 가치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과 자금 조달 등을 통해 존속 가치 입증에 사활을 걸고 있다.

◇ 포트폴리오 슬림화하고 자금 조달 사활

최근 스튜디오썸머에서 직전 사명으로 돌아온 행남사가 코스닥시장본부의 상장폐지 결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위원회가 행남사 주권의 상장폐지를 심의 및 의결한 데 대해 지난 6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의신청서가 제출된 15일 이내에 행남사의 상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행남사는 지난 7월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 적발되면서 대외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스튜디오썸머로 사명을 변경하기 이전인 2016~17년 사업보고서에 중요사항들을 기재하지 않거나 공시서류를 거짓 기재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또 매출 하락과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행남사는 상장사 자격 박탈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상폐 결의 사유에 대해서 해당 법인에만 통지하고 있다.

1990년대 한국도자기와 함께 국내 도자기 산업의 양대산맥을 형성했던 행남사는 저가 중국산과 유럽의 명품 사이에서 껴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666억원에 이르던 매출은 차츰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87억원으로 축소됐다. 또 3년째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사업년도를 거듭할수록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어 행남사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이에 행남사는 사명 변경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신사업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아수라’, ‘신세계’ 등 남자영화 명가인 영화사 사나이픽쳐스와 월광을 인수하며 문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제조업과 다소 동떨어진 영화 제작 및 배급업과의 인연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 9월 두 회사 지분을 대부분을 카카오엠에 매각하고 최대주주 지위에서 내려왔는데, 업계에선 사실상 행남사가 영화에서 손을 뗀 것으로 보고 있다.

식기와 식품 사업에 전념하는 ‘선택과 집중’에 나서고 있는 행남사는 자금 조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22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억원 조달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이번 유증으로 한촌설렁탕을 운영하는 이연FnC가 1,388만4,321주를 신주로 받아 행남사 최대주주에 등극할 예정이다. 다만 유증 발행 전 물량은 행남사 경영권 안정성 차원에서 한국예탁결제원에 3년간 보호예수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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