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난에 빠져있는 신발 멀티숍 레스모아가 대대적인 점포 정리에 사진은 지난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 한 레스모아 남영지점. / 시사위크
철수설이 피어오른 신발 멀티숍 레스모아가 직영점까지 포함해 대대적인 점포 정리에 들어가는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달을 끝으로 영업을 종료 한 레스모아 남영지점. / 범찬히 기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철수설에 휩싸인 레스모아를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확산되고 있다. 본사 사무실과 직결돼 있는 점포마저 정리 대상에 오르게 되면서 철수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 브랜드 존폐 이상 징후… ‘선’ 못 긋는 레스모아

국내에 스니커 문화가 정착되면서 신발 멀티숍들이 부흥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던 레스모아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연속된 적자 속에서 급기야 브랜드 철수설까지 나돌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레스모아는 대리점주들에게 계약 연장 불가 내용이 담긴 내용 증명서를 일괄 발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본사와의 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계약서를 체결했다고도 알려지고 있다. 일부 점주들로부터 ‘본사가 레스모아를 접기로 했다’는 얘기까지 들리면서 철수설이 피어올랐다.

레스모아가 대리점 뿐 아니라 직영점 정리에도 들어간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정리 대상에 남영점이 포함됐다는 건 레스모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대변한다. 2013년 문을 연 레스모아 남영점은 본사 사무실과 한 둥지를 튼 상징성을 띤 점포다. 지난 2월 바로 옆 공간에서 영업 중이던 계열 브랜드 금강제화 남영점이 폐점한 지 10개월 만에 레스모아도 뒤를 따르게 됐다.

6년 가까이 자리했던 숙대입구역 7번 출구 앞 레스모아터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샵인 ‘자주’의 입점이 예정돼 있다.

금강 3세 김정훈 부사장이 부친으로부터 독립해 운영하고 있는 레스모아는 극심한 실적 정체에 빠져있다. 지난 8년 동안 단 1억원의 흑자를 남긴 2017년을 제외하고 연속해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레스모아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기는 등 경영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8월 핵심 상권 중 하나인 명동본점을 폐점시킨 것도 실적난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일 정서 확산으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과는 정반대의 상황에 놓인 레스모아는 철수설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무근’이라고 확실하게 선을 긋지 못하는 대신 ‘브랜드 재정비’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 레스모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면서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본사의 글로벌 홀세일 정책 변화로 인해 판매 비중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나이키를 내년부터 취급 하지 못하게 된 것도 레스모아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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