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 인디에프가 조이너스 등 여성복 브랜드의 매출이 부진해 3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 인디에프 홈페이지 갈무리
패션기업 인디에프가 조이너스 등 여성복 브랜드의 매출이 부진해 3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 인디에프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주력으로 삼고 있는 여성복 브랜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패션기업 인디에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리테일 편집숍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는 전략이지만, 근간인 순수 어패럴 사업의 반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3년 만에 ‘적자 리턴’… 리테일 비즈니스 올인?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으로 알려진 인디에프가 3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지난 5일 인디에프가 공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77% 가량 급감하면서 1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영업외비용과 금융비용 등이 커지면서 영업손실의 두 배가 넘는 32억원 순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두게 된 사유에 관해 회사 측은 “경기 부진에 따른 숙녀복 브랜드 매출 감소가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 핵심 브랜드 대부분이 전년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간판격인 조이너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368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보다 6% 줄었다. 남성복 브랜드 트루젠은 동기간 15% 매출이 빠졌다. 유니섹스 캐주얼 테이트도 소폭 하락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번 적자 전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건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인디에프는 지난 2011년부터 무려 5년간 적자 터널에서 헤매다 2017년에서야 빠져나왔다. ‘예츠’, ‘S+’, ‘예스비’ 등 미진한 브랜드 및 라인의 운영을 중단한 덕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었다. 다만 인디에프는 3개 브랜드 소유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언제든 재개할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인디에프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브랜드를 노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디에프는 새로운 리테일 비즈니스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커버낫’, ‘oioi’ 등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트릿 브랜드를 주로 취급하는 편집샵 바인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인드는 전년 대비 매출이 39% 증가하며 꼼빠니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인디에프 관계자는 “현재 50개 정도 운영 중인 바인드를 앞으로도 굴지의 백화점과 쇼핑몰을 위주로 계속해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 연말 론칭한 쥬얼리 샵 모스바니도 올해까지 10여 곳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미래 청사진은 백정흠 대표가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신설된 미래성장 지원본부도 그의 작품으로 통하고 있다. 과거 적자에서 조기 탈출에 실패해 단명에 그친 전임 CEO들의 뒤를 잇지 않지 위해서라도 백 대표는 올해 흑자 탈환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선 주력인 여성복 브랜드에 특화된 전략이 수반돼야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타개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