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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주식금수저
[반짝반짝 주식금수저㉑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코로나19 세일’ 놓치지 않은 두 아이
2020. 05. 12 by 권정두 기자 swgwon14@sisaweek.com

‘수저계급론’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상징하는 신조어다. 태어날 때부터 운명이 정해져있다는 슬픈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헌법엔 계급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겨있지만, 현실에선 모두가 수저계급론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중에서도 ‘주식금수저’는 꼼수 승계와 같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주식금수저’ 실태를 <시사위크>가 낱낱이 파헤친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시기, 제이에스코퍼레이션에 두 명의 주식금수저가 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시기, 제이에스코퍼레이션에 두 명의 주식금수저가 등장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400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28만명을 넘어섰다.

감염 확산 못지않게 경제적 타격도 심각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이 전면 제한되는 곳이 늘어나면서 각종 경제·사회활동의 시동이 꺼졌다. 기업들은 줄줄이 최악의 실적을 내놓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손쓸 틈 없이 일자리를 잃었다. 경제의 바로미터인 주식시장 역시 전례 없는 직격탄을 피하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최악의 상황도 누군가에겐 절호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새롭게 등장한 ‘주식금수저’들이 대표적이다.

◇ 코로나19 사태 속 등장한 주식금수저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을 넘어 국내에서도 확산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지난 2월,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명단에 새로운 이름이 등장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버버리, 랄프로렌, 마이클 코어스 등 유명 브랜드에 핸드백을 공급하는 중견기업으로, 지난해 2,5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현재는 창업주인 홍재성 회장과 그의 아들인 홍종훈 상무가 함께 경영을 이끌고 있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명단에 새롭게 등장한 이들은 홍종훈 상무의 자녀로 추정되는 A양과 B양이다. A양은 지난 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주식 2만주를 신규 취득했고, 뒤이어 B양도 2월 17일 마찬가지로 2만주의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주식을 신규 취득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의 나이다. A양은 2014년생, B양은 2018년생이다. 한국나이로 각각 5살과 3살에 불과하다. B양의 경우 겨우 생후 18개월 무렵에 주식을 신규 취득했다.

이때만 해도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아주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도 비교적 크지 않았던 때다.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지난 2월 18일 대구·경북지역 확진자 발생 이후 급속도로 확산된 바 있다.

다만, A양과 B양의 주식 매입도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양은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B양은 2월 25일 하루 동안 5,000주의 주식을 추가했다. 3월에도 분주한 움직임이 계속됐다. 3월 12일 나란히 5,000주를 추가한데 이어 A양은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B양은 19일 하루에 역시 5,000주를 추가했다. 특히 3월 주식 추가 시점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했던 시기와 겹친다.

이렇게 이들이 확보한 주식은 나란히 3만5,000주다.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세로 환산하면 2억5,000만원이 넘는다.

물론 이들의 주식 보유 자체가 법적으로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하락하는 시점의 오너일가 지분 확대는 주가 방어 및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승계 비용의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또한 아주 어린 나이부터 억대 주식을 보유하는 주식금수저의 모습은 일반 서민·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며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다.

실제 A양과 B양은 해당 주식을 모두 장내매수로 확보했다. 여기에 투입된 자금은 3억6,0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A양과 B양은 이 자금의 출처를 모두 ‘보유 현금’이라고 밝혔다. 평범한 이들은 평생을 다해도 손에 쥐기 힘든 억대 자산을 한국나이로 5살, 그리고 두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가 보유했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향후 자산 증식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A양과 B양이 주식을 매입한 시점은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던 때였다. 특히 1만주의 주식을 매입한 3월 중순은 제이에스코퍼레이션 주가가 2016년 2월 상장 이후 가장 낮게 떨어진 시기였다.

많은 이들에게 어려움을 남기고 있는 코로나19의 시대가 누군가에겐 다른 의미로 남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