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횡령 및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쿠우쿠우가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았다. 사진 왼쪽은 김영기 회장, 오른쪽은 그의 부인인 강명숙 대표.
지난해 횡령 및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쿠우쿠우가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았다. 사진 왼쪽은 김영기 회장, 오른쪽은 그의 부인인 강명숙 대표.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유명 초밥뷔페 프랜차이즈 쿠우쿠우가 코로나19 사태 속에 가맹점과의 적극적인 상생 노력으로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쿠우쿠우는 지난해 횡령 및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 횡령·갑질 의혹… 쿠우쿠우가 착한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쿠우쿠우는 지난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역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가맹점 지원 및 상생 노력에 적극 나선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쿠우쿠우는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월과 3월 가맹 로열티를 100% 지원했고, 모든 가맹점에 매장 방역·소독 및 손소독제를 긴급 지원했다. 아울러 영업 활성화를 위해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하는 SNS마케팅을 진행하는 한편, 각종 광고 마케팅도 적극 진행 중이다.

하지만 쿠우쿠우와 ‘착한 프랜차이즈’란 수식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싸늘한 시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쿠우쿠우가 지난해 말 횡령 및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기 때문이다.

쿠우쿠우의 김영기 회장과 부인 강명숙 대표는 지난해 횡령 및 갑질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은 먼저 협력업체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챙기고, 이 중 일부는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계약을 유지하는 대가로 사내행사 등에 협찬을 요구하고, 심지어 가맹점이 아닌 식자재 남품 협력업체에게 매출의 일부를 운영지원비 명목으로 본사에 상납하도록 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납품업체 측은 김영기 회장 일가가 운영하는 매장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납품을 해야 했고, 각종 강매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가맹점주의 주장도 제기됐다. 가맹점을 강제 폐점하도록 한 뒤 인근에 회장 일가가 매장을 열었다는 주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전직 쿠우쿠우 임원은 김영기 회장 일가가 이렇게 확보한 매장을 웃돈을 받고 되팔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 및 의혹에 대해 쿠우쿠우와 김영기 회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일체 부인했다.

이와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해 10월 쿠우쿠우 본사를 압수수색했으며, 조만간 김영기 회장 및 강명숙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유명 프랜차이즈 대부분 받은 인증… 반대급부는 ‘금융지원’

이처럼 횡령 및 갑질 논란이 현재진행형인 뒤숭숭한 상황 속에 쿠우쿠우가 ‘착한 프랜차이즈’라는 훈장을 달게 되면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뒷말이 나온다.

실제로 쿠우쿠우의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은 쿠우쿠우만의 특별한 가맹점 지원이나 상생노력에 따른 것이 아닌, 업계 및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 코로나19 극복 정책에 동참한 결과일 뿐이었다.

쿠우쿠우를 ‘착한 프랜차이즈’로 선정한 것은 한국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업계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등 가맹본부 업계 차원의 상생노력이 이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독려하기 위해 ‘착한 프랜차이즈’를 선정해 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같은 사업의 실무를 공정거래조정원이 맡은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간담회 등을 통해 ‘착한 프랜차이즈’ 확산 노력을 이어갔으며, 상생에 적극 나선 가맹본부를 호평하고 정부 차원의 각종 지원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 및 정책자금 지원은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었다.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기 위한 요건은 △로열티 인하·면제(2개월 50% 이상 인하 또는 1개월 이상 면제) △필수 품목 가격 인하(2개월 간 30% 이상) △광고·판촉비 지원(2개월 간 20% 이상) △점포 손해 보전(확진자 방문 및 재난 지역 소재 가맹점의 매출액 감소분 최소 2개월 간 20% 이상 지원) △현금 지원 중 하나다. 이 중 한 가지만 이행해도 ‘착한 프랜차이즈’로 인증 받을 수 있었다.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에 따른 ‘당근’은 금융지원이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으로부터 정책자금 대출 등을 받을 때 0.2%p에서 최대 0.6%p까지 금리 인하 혜택이 제공됐다.

이 같은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은 곳은 쿠우쿠우만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 및 정책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이미 87개 가맹본부가 ‘착한 프랜차이즈’에 동참하고 있다”며 “전국 5,175개 가맹본부가 25만 가맹점주를 지원하는 커다란 상생의 물결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유명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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