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 불리는 한계기업이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고, 이는 정상기업의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 불리는 한계기업이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고, 이는 정상기업의 생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재무구조가 부실한 한계기업의 증가가 경제 전반의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한계기업이 우리나라 제조업 노동생산성에 미친 영향’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에서 이른바 ‘좀비기업’이라고 불리는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이 연속 3년 이상 1미만이면서 업력이 10년 이상인 기업으로 정의)의 비중은 2010년 7.4%에서 ’18년 9.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만성적 한계기업이 정상기업의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분석 기간 중 만성적 한계기업의 비중이 상승하지 않았다면 정상기업의 연평균 유형자산증가율(0.5%p), 고용증가율(0.42%p), 노동생산성(1.01%)이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한계기업은 정상기업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이러한 결과는 만성한계기업이 생산성이 높은 정상기업으로의 자원 이동을 제약해 이들의 노동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만성적 한계기업의 증가는 신생기업의 시장 진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다. 한계기업은 생산성 대비 임금이 높고 생산하는 제품의 가격이 시장 적정가격보다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시장의 평균임금을 높이고 제품 단가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해 신생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고 꼬집었다.

한국은행은 “구조조정 등의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한계기업을 일률적으로 취급하기보다, 한계기업의 속성에 따라 그 처방을 달리해야 한다”면서 “향후 연구에서는 현재는 입수가 어려운 기업과 은행 간 거래 자료, 정책금융 제공 자료 등을 이용해 금융 측면과 제도적 측면에서 한계기업의 출현 원인을 좀 더 상세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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