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시계·보석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의 한국법인인 리치몬트코리아가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까르띠에 등 최고급 시계·보석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의 한국법인인 리치몬트코리아가 국내에서 고공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사에 대한 고배당 정책도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도 최근 1년간 벌어드린 수익을 크게 웃도는 금액을 중간배당으로 집행했다. 반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사회공헌활동은 저조해 사뭇 비교된다.

◇ 불황에도 잘 나가는 명품… 리치몬트코리아, 매출 1조원 돌파  

리치몬트코리아는 까르띠에 브랜드의 상품의 수입 및 판매를 목적으로 1997년 설립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치몬트코리아는 3월말 기준 까르띠에, 바쉐론 콘스탄틴, 반클리프 아펠, 피아제, 파네라이, 로저드뷔, 몽블랑, IWC, JLC, ALS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국내 백화점의 86개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리치몬트코리아는 ‘불황에도 명품은 잘 나간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월 결산법인 리치몬트코리아의 2019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출은 1조3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8,757억원) 대비 18.5% 성장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7.8% 성장한 617억원을, 순이익은 0.3% 증가한 36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리치몬트코리아의 한해 회계연도 매출이 1조원의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침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패션업계의 불황이 심화됐지만 리치몬트코리아는 오히려 성장세를 보인 모습이다. 

◇ 본사에 수백원대 배당… 국내 기부금은 쥐꼬리 빈축  

국내에서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린 리치몬트코리아는 지난해에도 해외 본사에 막대한 배당 이익을 안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몬트코리아는 지난해 중간배당금으로 대주주인 리치몬트 인터내셔널 홀딩 S.A.(Richemont International Holding S.A.)에 462억원 가량을 지급했다. 

이는 그해 회계연도에 벌어들인 순이익(365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배당성향은 126.6%에 달했다. 리치몬트코리아는 최근 몇년간 대주주에 고배당 정책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2018년 회계연도에도 순이익을 상회하는 중간배당금(448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이러한 고배당 정책을 두고 안팎에선 뒷말도 나오고 있다. 한해 순이익 보다 많은 배당금을 본사에 보내고 있다 보니, 한국에서 돈벌이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더욱이 국내에서 사회공헌활동도 미미한 수준이다 보니, 더욱 곱지 않는 시선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리치몬트코리아가 지난해 회계연도에 국내에서 쓴 기부금은 1,148만원에 불과하다. 연간 매출이 1조원에 이르지만 기부활동은 저조한 수준이다. 

물론 기부활동은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다. 다만 많은 기업이 기부를 비롯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에 힘써오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사회공헌활동은 미미한 채 대주주에 대한 배당에만 열중하고 있어 그간 꾸준히 논란을 사왔다. 리치몬트코리아도 이런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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