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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리는 ‘온라인 케이팝’을 원한 적 없다
[기자수첩] 우리는 ‘온라인 케이팝’을 원한 적 없다
  • 송가영 기자
  • 승인 2020.10.0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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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송가영 기자  한류 아이돌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케이팝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 활동에 제약이 생긴 후, 한류 케이팝 가수들은 비대면(언택트) 콘서트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만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적극적인 뒷받침을 자원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콘텐츠 산업 육성 계획을 밝히며 ‘온라인 전용 케이팝 공연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부터 연예기획사, 통신사, 방송사업자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며 의견을 청취해 도출한 결과다. 

문체부는 중소기획사를 비롯한 각종 공연 단체도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온라인 공연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는 온라인 공연장은 향후 새로운 콘텐츠 산업 발전과 한류 부흥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문체부의 이 계획은 현장 관계자를 비롯해 케이팝 팬들의 환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공연장들의 낙후된 시설 개선을 위한 지원 및 관리, 팬들과 아티스트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공간 구축 등 그간 현장과 팬들이 지속적으로 요청해온 내용들과는 상반된 계획이기 때문이다.

시급성이 반영된 정책 또한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하게 오프라인 공연을 온라인 공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당장 적용 가능한 정부의 가이드라인부터 부재하다. 가이드라인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아 아티스트가 공연을 하는데 제약이 발생해 팬들과의 비대면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케이팝 이외에 연극, 클래식, 뮤지컬, 인디밴드 등 다양한 공연계의 어려움도 완전히 배제됐다. 코로나19로 제대로 공연이 진행되지 않아 올해 발생한 손해만 계산해도 어마어마한 수준에 달한다. 이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오랫동안 팬들을 위한 공연을 할 수 있는 지원은 전혀 고려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모양새다.

케이팝과 공연업계는 코로나19가 이른 시일 내 소강상태에 접어들 수 있도록 정부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고 하루라도 빨리 원활한 공연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연 정상화 방법을 찾는 것보다, 온라인을 통한 케이팝 활성화에만 신경 쓰는 정부의 움직임을 놓고 팬들과 업계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르고 응원하는 팬들이 만나는 케이팝 공연은 단순한 소비를 뛰어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공감대를 쌓아 가는 콘텐츠다. 케이팝을 비롯한 모든 공연에 수많은 팬들이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한 소통은 분명히 한계점이 존재한다. 모든 아티스트들이 사이버가수 아담과 같은 존재로 느껴지기 시작한다면 어떤 팬들이 오랫동안 곁에 머물까. 문체부가 이러한 공감대를 이해하지 않고 단순히 한류 부흥을 위한 도구로 삼았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