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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가 떴다
[지역화폐가 떴다②] 지자체는 왜 ‘지역화폐’에 주목하나
2020. 10. 15 by 김희원 기자 bkh1121@sisaweek.com
올해 9월 23일 기준으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228개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올해 9월 23일 기준으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228개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확대 정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역화폐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카드, 모바일, 지류(紙類) 등의 유형으로 발행·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93.8%인 총 228개 지자체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이 활성화되면서 최근 그 효과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전국적으로 90%가 넘는 지자체들은 왜 이토록 지역화폐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일까.

지자체들은 지역화폐의 부정적 측면보다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억제 등의 긍정적 측면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 지출을 늘려 가계부채를 건전화하고, 이를 지역화폐로 지급해 돈이 강제로 돌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지갑이 메말라가는 상황에서 재벌기업의 수십조 법인세 감면분은 재벌 곳간에 쌓일 뿐이지만, 이를 지역화폐로 국민에게 이전하면 가계와 골목을 살리고 돈이 나라 경제의 말단까지 돌게 해 국가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최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화폐의 실효성이 있는지 여부는 현장에 내려와 보시면 금방 알 수 있다”며 “지역의 내수나 경기 활성화 또 침체된 경제를 띄우는 분위기가 중요한데 그런 데는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 지역화폐, 어떤 효과 있나

지역화폐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다수의 연구 결과도 지자체의 지역화폐 활성화 정책 추진의 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2019년 ‘지역사랑상품권 전국 확대 발행의 경제적 효과 분석’ 정책 연구 결과를 통해 지역화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높게 평가하며 지역화폐 활용 촉진 필요성을 설파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역화폐 발행액 전체가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낙관적 경제적 파급효과로 인해 생산유발액은 3조2,128억원, 부가가치유발액은 1조3,837억원, 취업유발인원은 2만9,360명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세부적으로는 △자기 지역 생산유발액 1조1,074억원, 타 지역 생산유발액 2조1,054억원 발생 △자기 지역 부가가치유발액 5,332억원, 타 지역 부가가치유발액 8,504억원 발생 △자기 지역 취업유발인원 1만3,365명, 타 지역 취업유발인원은 1만5,996명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의 소득 증대·매출 증대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나,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입증된다고 판단된다”며 “지역주민들의 활발한 유통, 소비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현재의 발행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기연구원 연구 결과 지역화폐 이용으로 A점포의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이현주 기자
경기연구원 연구 결과 지역화폐 이용으로 A점포의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이현주 기자

경기연구원도 올해 10월 ‘지역화폐의 경기도 소상공인 매출액 영향분석’(2019년 1∼4분기 종합) 정책브리프 보고서에서 “지역화폐 이용에 따른 소상공인의 매출액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경기연구원은 지역화폐의 매출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2019년 4개 분기에 걸쳐 약 3,800여개의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경기연구원은 패널 분석 고정효과 모형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A점포의 경우 지역화폐 결제가 있는 분기가 지역화폐 결제가 없었던 분기에 비해 매출액이 115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지역화폐 결제 경험이 있는 점포는 결제 경험이 없는 점포에 비해 매출액이 475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강원도청 사회적경제과 상품권유통팀 관계자는 15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역화폐의 효과에 대해 “지역화폐가 없다면 외부에서 지출됐을 소비가 역내 소비로 대체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역화폐가 지역 소비를 촉진시키면서 지역 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소득이 증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전남도청 중소벤처기업과 지역화폐팀 관계자도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전남도 내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지역화폐가 굉장히 회수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역화폐의 회수율이 높아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 지역주민들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각 지자체 활성화 방안에 골몰 

지역화폐에 대한 각 지자체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가 지난달 19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5%가 ‘지역화폐 도입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 증가 및 생산 유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전남 곡성군은 지난달 23일 지역화폐인 심청상품권에 대해 6월 23일부터 7월 3일까지 가맹점주 250명과 군민 2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품권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가맹점주는 81.6%, 이용자들은 8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이용 확대 방안에 대해 골몰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역화폐와 공공배달 구축사업을 연계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3일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경기도 공공배달앱을 지역화폐와 연결해서 모세혈관이라 할 수 있는 지역경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내년부터 온라인에서도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강원도청 상품권유통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향후 지역화폐 사용 시장을 확대해나갈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최근 비대면 결제가 활성화되는 추세에 맞춰 내년부터 온라인 결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서구의회는 지역화폐 확대를 위해 공공기관 직원의 급여 가운데 수당 및 인센티브 등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조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 서구의회 강남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지역화폐 확대 방안을 위한 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