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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공유’가 답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 공간 운영자의 ‘유휴’를 공유
[공간, ‘공유’가 답이다 ⑩] 잠든 공간, 대관으로 다시 깨어나다
2020. 10. 16 by 서종규 기자 seojk1136@sisaweek.com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공유경제’는 이미 우리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인 ‘공간’의 개념과 가치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공간은 전통적으로 ‘한정적인 자원’을 대표해왔으며, 소유개념에 기반한 한계가 뚜렷했다. 모두가 필요로 하나, 모두가 소유할 수는 없었던 것이 공간이었다. 또한 누군가에 의해 소유됨으로써 공간의 활용과 가치는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살인적인 집값과 각종 주거문제도 결국은 한정된 공간을 소유하는데서 비롯된 문제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공간이 지닌 한계를 깨트리는데 있어 공유경제가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누군가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그 가치 또한 무궁무진해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공유경제 모델들을 통해, 다가올 미래 우리의 공간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본다.

도심 건축물 내 공실의 유휴공간, 유휴시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뉴시스
도심 건축물 내 공실의 유휴공간, 유휴시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공간을 기반으로 생업을 영위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큰 부담 중 하나는 임대료다. 특히 영업을 하지 않는 시간대나 휴일에도 사실상 임대료는 계속 나간다. 월 임대료가 1,000만원인 곳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하고, 지역 특성상 일요일은 쉰다고 가정해보자. 단순히 시간만 놓고 계산해보면 임대료 1,000만원 중 문을 닫는 시간이 차지하는 비용은 577만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24시간, 휴일 없이 영업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이렇게 버려지는 ‘공간의 시간’은 상당히 크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와 관련한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손님이 없고 영업을 하지 않는 시간에, ‘공유’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 공간의 버려진 시간을 공유하다

공간밸류업컴퍼니 앤스페이스가 운영하는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임차공간의 유휴시간대를 공유공간으로 활용하는 플랫폼이다. 앤스페이스는 2014년부터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다.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서 건물주 또는 임차인은 자신이 가진 공간의 유휴시간대를 내놓는다. 수요자들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을 확보해 이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도심 내 한 카페가 손님이 뜸한 시간대에 잠시 영업을 중단하고, 이를 공유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일요일에 쉬는 식당, 오후부터 새벽까지 영업하는 펍의 낮시간, 서점 한쪽에 마련된 넓은 공간 등도 얼마든지 공유될 수 있다.

이용자들은 공간의 성격에 맞춰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생일파티, 유튜브 등의 촬영, 공부, 회의, 심지어 단체 스포츠 관람이나 공연까지 가능하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최근 ‘컨셉데이’ ‘연말모임 대작전’ 등 새로운 키워드의 공간 마케팅으로 팬덤을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2014년 운영을 시작한 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앤스페이스에 따르면 현재 스페이스클라우드에 입점된 호스트는 2만팀 가량이다. 2016년 5만명에 불과하던 회원수는 지난해 기준 75만 명으로 급증했고, 거래액 또한 지난해 150억원을 넘어섰다. 전국에 1만개 이상의 업체가 등록돼 있고, 전체 예약 가능 공간은 2만5,000실 가량이다.

앤스페이스는 스페이스클라우드를 통해 공유공간을 이용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앤스페이스
앤스페이스는 스페이스클라우드를 통해 공유공간을 이용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앤스페이스

◇ 공유를 넘어 소통으로… 만족도 ↑

다양한 카테고리로 공간이 공유되는 스페이스클라우드에서는 공간 호스트와 이용자간 소통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용자가 후기를 남기면 호스트가 답글을 남기는 방식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의 공유공간을 촬영공간으로 활용한 한 유튜버는 “처음 유튜브 촬영을 하는데 조명, 카메라 등 여러 장비의 사용법을 친절히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며 “유튜브를 촬영하기 망설였던 분들이나 적당한 촬영공간이 필요한 분들게 추천드린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에 해당 공간의 호스트는 “초보 유튜버들을 위한 공간과 제품촬영 및 프로필 촬영을 위해 적합한 장소”라며 “예쁘게 잘 사용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답글을 남겼다.

농구경기 단체 관람을 위해 대관을 신청했다던 한 농구동호회는 “농구동호회에서 중요한 농구경기 시청을 위해 일회성으로 빌렸는데, 시설이 너무 좋고, 다음에도 대관해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후기를 남겼고, 이에 호스트는 “오래오래 기억될 예약이었다”며 “꼭 다시 찾아달라”고 답글을 남겼다.

앤스페이스 관계자는 “회사가 생각하는 ‘머물기 좋은 도시’의 조건은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의 부동산 마켓 플레이스가 전환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플랫폼으로 사용자를 모으고, 유휴공간 전환 시범사례를 통해 새로운 부동산 운영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