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역 인근의 한 대형마트 김치 코너 매대에 배추김치 등 유명 업체 제품들이 가득 진열 돼 있다.  / 범찬희 기자
15일 서울역 인근의 한 대형마트 김치 코너 매대에 배추김치 등 유명 업체 제품들이 가득 진열 돼 있다. / 범찬희 기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불거진 ‘배추김치 품절 사태설’이 이달 들어서까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로 인한 배추 작황 부진의 여파가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 내용은 정말 사실일까.

‘김포족 늘고 포장김치 품절대란’ / ‘배추김치 실종사건…돈 있어도 못산다’ / ‘(김치)온라인몰 구매 불가능·마트 동나기 바빠’...

지난 일주일간 생활경제 기사의 단골소재인 장바구니 물가, 그 중에서도 김치에 관한 내용을 다룬 일부 기사들의 제목이다. 흡사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했던 지난 2~3월 무렵의 ‘마스크 대란’을 연상케 한다. 기사를 접한 대다수 독자들은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를 구하려야 구할 수 없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을 것이다.

기사가 얘기한 대로 정말 마스크 대란 때처럼 돈이 있어도 배추김치를 구할 길이 없는 걸까. 김치를 사러 동네 마트나 대형마트를 가면 헛걸음 하게 될까. 당분간 돼지고기를 넣고 자작하게 끓인 김치찌개를 먹을 수 없게 되는 걸까.

이러한 걱정은 모두 기우에 불과하다. 언론에서 다룬 ‘배추김치 품절 대란’은 상당 부분 부풀려진 측면이 강하다. 15일 기자가 둘러본 서울역 인근의 한 대형마트 김치 코너는 소문과 다르게 유명 업체 제품들도 가득 채워져 있었다. 수분 동안 매대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손님이 없을 만큼 한산한 분위기였다. 가격 또한 예년 수준(100g당 1,000원 내외)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쿠팡(위)과 쓱닷컴(아래) 등 이커머스에서 현재 구매가 가능한 배추김치 제품들. / 각사 캡쳐
쿠팡(위)과 쓱닷컴(아래) 등 이커머스에서 현재 구매가 가능한 배추김치 제품들. / 각사 캡쳐

인근 재래시장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장 내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한 슈퍼마켓에는 종가집, 비비고, 하선정 등 배추김치가 브랜드별로 가지런히 진열 돼 있었다. 온라인 상황도 마찬가지다. 롯데온, 쓱닷컴,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에서는 현재 대기업 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중소업체에서 나온 김치들의 구매가 가능하다.

정부도 ‘배추김치 품절사태’와 선을 긋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매장 배추김치 수급 동향’에 따르면 심각한 물량 부족 현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추석 이후 약 3~4개 마트에서 물량 공급 부족 민원이 제기된 바 있으나, 현재 공급처와 협의하여 각 마트별 별도 물량 대응 완료했다”면서 “대부분 매장에서 배추김치 판매에 차질 없을 정도의 물량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추석 이후 발생했던 물량 공급 부족 또한 전단 행사나 과다 발주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사유 때문이었다.

안정권에 접어든 배추김치 수급을 우려하는 기사가 양산되고 있는 건 제한된 정보만을 다뤘기 때문이다. 품절 사태의 근거로 애용되고 있는 한 유명 업체 온라인몰은 현재까지도 일부 배추김치 주문이 불가한 상태다.

또 서울과 제주 등 일부지역에서 포기당 소매가격이 1만원을 넘어선 건 사실이지만, 가을배추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 최종결론: 전혀 사실 아님

근거자료
- 오프라인 현장과 온라인 등 판매 채널 확인

- 농림축산식품부 발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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