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저축은행은 후한 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기부활동은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모아저축은행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모아저축은행이 후한 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상반기 순익의 40% 이상을 중간 배당금으로 풀었다. 회사 주식의 대부분을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오너일가는 두둑한 현금을 챙겼다. 그런데 이 같은 공격적인 배당 정책과 달리, 사회공헌활동은 소극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어 사뭇 비교가 되고 있다.

◇ 기부 활동은 인색… 오너일가는 배당 수익 두둑

모아저축은행은 인천 본점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으로 1971년 설립됐다. 외환위기와 저축은행 사태, 금융위기 속에서도 인수합병을 거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왔다. 상반기 말 기준 자산 규모는 2조702억원에 달한다. 

모아저축은행은 국내 토종 자본 저축은행이다. 이런 부분에 큰 자부심을 드러낸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기부 활동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모아저축은행의 지난해 기부금 규모는 5,13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970만원)에 비교하면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회사의 수익 규모에 대비로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있다. 모아저축은행은 지난해 36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작년 기부금은 순이익 대비 0.14% 가량에 불과했다. 

물론 기부금 액수만 가지고 사회공헌 의지를 논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기부 활동 외에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다만 모아저축은행은 기부금 지출에는 소극적인 반면, 대주주에 대한 배당에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뒷말을 낳고 있다.  
 
모아저축은행은 최근 몇 년간 공격적인 배당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2013년 회계연도에 10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한 것으로 시작으로 매년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대주주에게 지급하고 있다. 특히 2017년 회계연도에 중간배당(51억원)까지 이뤄져 배당 규모가 대폭 불어났다. 당시 결산배당금까지 합해 총 119억원이 배당됐다. 이어 2018년과 2019년 회계연도에는 각각 68억원과 77억원의 배당이 책정됐다. 

올해는 또 다시 중간배당 정책이 실시돼 배당 규모가 확대될 모양새다. 모아저축은행은 지난 8월 85억원의 가량의 중간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의 202억원의 42% 수준이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결산배당이 이뤄질 경우, 총 한 해 배당액은 100억원이 넘어설 전망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배당 수익의 대부분이 오너 일각에게 돌아가는 구조라는 점이다. 모아저축은행의 지분 67.77%는 오너인 김상고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이어 오너일가인 김혜성 씨가 17.21%, 김도희 씨 6.58%, 김선민 씨 0.1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외에 김 회장의 개인 회사인 주호물산(주)이 3.23%를 소유하고 있다. 오너일가의 직접 보유 지분율만 90%를 훌쩍 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오너일가는 막대한 배당금으로 수십억원대 이익을 챙겨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격적인 배당 정책이 오너일가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이어져왔다. 더불어 다소 소극적인 기부 활동도 덩달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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