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통신 2008년 매출현황 그래프. 배 의원과 중앙선관위의 자료에 따르면, D통신 및 D건설은 2008년 11월 이 후보자에게 처음 후원금을 내기 시작한 뒤 다음해인 2009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무려 5.6배나 급증했다. 그리고 2011년까지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보였다./자료=배재정 의원실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국회의원 당시 상임위원회 관련 기업체로부터 고액의 정치기부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0일 배재정 민주통합당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경재 후보자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시기에 D건설・D통신 대표와 지인, 대표의 아들로부터 4년 동안 모두 3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D건설과 D통신은 사업자 번호만 달리하는 같은 회사로, 지금까지 SK텔레시스와 SK텔레콤에서 발주한 전송장비시설공사를 수주해 시공해온 정보통신공사업체이다.

정보통신공사업법상 정보통신공사업자는 방통위(현 미래창조과학부)에 △공사실적, △자본금, △이밖에 사항 등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방통위는 이같은 자료에 따라 공사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중소 공사업자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 요청할 수 있다.

즉, 정보통신공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방통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과의 친분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이에 배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고액의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해당 기업체의 뒤를 봐준 것이 아니겠냐고 고액의 정치기부금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선관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D건설・D통신은 지난 2008년 11월 이 후보자에게 처음 후원금을 내기 시작한 뒤 다음해인 2009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무려 5.6배나 급증했다. 이어 2011년까지 지속적인 매출 상승을 보였다.

배 의원은 “4선의 중진 여당 국회의원이며, 당시 유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 (구) 새누리당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이 후보자에게 매년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낸 기업의 의도는 묻지 않아도, 기업의 매출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다”며 “300만원 이상의 고액 후원자만 분석했을 때 3000만원이지만, 300만원 이하 소액 후원자까지 분석한다면 상임위 관련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또한, “자신이 소속된 상임위와 관련된 기업체로부터 장기간 고액 정치후원금을 받은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미래창조과학부’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부’로 인식되는 현 상황에서 공정성이 생명인 방송통신위원장의 자리에 이 후보자가 적합한지 오는 10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꼼꼼하게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는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역량 검증에 나선다.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를 대상으로 방송 공정성 확보와 통신 분야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관해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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