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가 실적 회복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의 속이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적자 실적 기조는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면 속에서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 허리띠 졸라맸지만 실적부진 지속 

화장품로드숍 업계는 수년째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16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한 후, 수년째 침체기를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쳐 매출이 크게 줄고 손실이 더욱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128억원) 보다 대폭 확대된 규모다. 매출은 27.1% 급감한 1,38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올 1분기 영업손실 4억원, 당기순손실 11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7.1% 감소한 3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운호 대표이사가 복귀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기대감이 피어올랐지만 현재로선 실적 개선 성과는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오너인 정 대표는 원정도박 및 횡령,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돼 4년간 수감생활을 한 후 2019년 말에 출소했으며, 지난해 3월 경영에 복귀했다. 비리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복귀 당시에 여론이 따가웠지만 경영 능력에 대한 기대감을 보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복귀 당시 정 대표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통해 K-뷰티의 재도약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분주한 시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부실 해외 법인을 정리하는 한편, 매장 효율화, 판매관리비 절감 등을 통해 강도 높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지난해 판매관리비는 전년 동기대비 25.6% 감소한 1,05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온라인 채널 강화, 신사업 육성, 해외시장 개척에도 뛰어들었다. 또한 지난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판매 채널 다각화 차원에서 스타메이크업, 스위스인터내셔널, 닥터바이오팜 등 3개 자회사를 신규 설립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손소독제와 마스크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악재와 로드숍 업황 침체 여파로 큰 폭의 실적 개선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는 1년 넘게 장기화 국면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일상화로 화장품 소비는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다.

올해 2월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되면서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 국면에 진입하면서 이러한 기대감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정부는 최근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자 9일 수도권 지역에 대해 4단계 거리두기 격상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경기 회복이 더뎌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화장품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정 대표가 이런 국면에서 솟아날 구멍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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