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1년 남녀공동복무제와 징모병 혼합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병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권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공약으로 내건 ‘남녀 공동복무제’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시끄럽다. 당장 온라인상에서 ‘여성혐오’라는 발언이 이어지는 데 더해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와 설전도 벌어진 양상이다. 

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임신과 출산한 여성은 군 면제해야 한다고 했더니 이를 두고 여혐이라는 주장이 있다”며 “어처구니가 없다. 그럼 엄마와 갓난아이를 생이별시켜서라도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이같은 반응은 온라인상에서 하 의원의 공약에 대해 ‘여성혐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을 직격한 것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하 의원의 공약에 대해 성토가 이어졌다. 임신과 출산을 강요하는 시각이란 지적이다.

이에 하 의원은 “임신과 출산 여성 군 복무 면제는 국가의 모성보호와 의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지 애 낳으면 군 면제 시켜주겠다는 출산 강요 대책이 아니다”라며 “임신과 출산을 한 여성을 군대에 보내게 되면 이들은 아이들과 생이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으로서 못 할 짓이고 국가가 그래도 안 된다”며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를 여혐으로 몰고 가는 행태에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남녀 공동복무제는 지난 15일 하 의원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것이다. 저출산 등으로 인해 상비병력이 부족한 만큼 필요한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군 복무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하자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하 의원의 공약이 오히려 ‘안티 페미니즘’을 선동하는 것이란 비판이 새어 나왔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여자도 군대보내자는 주장 역시 안티페미니즘을 선동하는 하태경식 포퓰리즘 연장선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현 병력 유지를 고수하는 것이 본질적 문제이며, 여성을 복무에 참여시키는 것으론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날(19일)에도 “성 평등 인식이 전혀 없으니 임신 출산한 여성은 면제해주겠단 발언을 한다”라며 “포퓰리즘에만 정신이 팔리니 대책도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니, 통일부 폐지니 이런 이야기에 숟가락 얹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하 의원은 이같은 주장에 날을 세웠다. 그는 “정의당식 주장이라면 양성평등을 위해 남녀공동 복무제를 택한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은 졸지에 ‘안티 페미 포퓰리즘’ 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여성까지 징병해 더 많은 청년을 군대로 보내버리면 이 사회는 누가 유지하냐는 궤변은 남녀를 갈라치기 하는 망언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양성평등을 주장하려면 페미니스트 권인숙 의원처럼 제도적으로 심각한 남녀차별로 남아 있는 군 복무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자 나서야 정상 아닌가”라며 “비판하고 싶거든 허울뿐인 가짜 페미니즘 탈이라도 벗어 던지고 하시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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