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은 미래엔 AI와 로봇 때문에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AI의 발달로 변화할 노동 시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기술 발전과 노동자가 공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머지않은 미래엔 인간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현존하는 직업군의 대다수는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AI와 로봇 기술의 개발을 막고, 기술의 발전을 역행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오히려 로봇과 AI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기술 분야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노동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AI의 발달로 변화할 노동 시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기술 발전과 노동자가 공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미래는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사회… “기계가 노령화 사회를 지탱할 것”

AI와 로봇이 산업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된 미래 사회에서 노동 시장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지난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최한 ‘로봇 미래예측 2030 석학 대담회’에서 전문가들은 AI와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을 내놨다.

특히 대담회에서 2030년 미래 한국의 로봇 사회 시나리오 발표를 진행한 배일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로봇이 작업역량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직업군을 생성할 뿐만 아니라 초고령화 시대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봇 미래예측 2030 석학 대담회’에서 발표를 진행한 배일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로봇이 작업역량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직업군을 생성할 뿐만 아니라 초고령화 시대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시스

배일한 교수는 “2030년, 백세시대를 맞아 전통사회의 효(孝)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며 “부모와 함께 ‘노인’이 되는 자식을 대신해 기계가 노령화되는 인간사회를 떠받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초고령화 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로봇을 재규정하고 인구구조의 취약점을 인공지능(AI) 로봇기술로 증강보완 했다”며 “인구고령화는 대부분 국가가 맞이하는 현상으로 K-로봇 한류는 세계시장에 퍼져나간다. 한국은 로봇분야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일한 교수는 우리나라에 향후 로봇 사회가 도래했을 때의 모습이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선도자)’ 시나리오에 따라. 정년 철폐와 백세 현역, 실버로봇에서 블루로봇 등의 제도 및 기술이 도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배일한 교수는 “정부와 기업들은 인지능력이 강화된 노령화 세대를 겨냥해 이동, 활동능력 등을 강화하는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고 가시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이에 따라 노인 서비스를 상징하던 실버로봇은 평생 현역의 활력을 뜻하는 ‘블루로봇’으로 이름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로봇에게 택배, 계산 등 단순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기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사진은 KT에서 개발한 우편 배달 로봇의 모습./ KT

◇ 전문가들 “로봇 시대, 대체 직업군 생길 것”… 직무변화 어려운 직군 도움은 필요

하지만 이런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AI와 로봇의 등장이 단순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GI)는 오는 2030년까지 AI와 로봇 기반의 자동화로 인해 약 3억7,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로봇 미래예측 2030 석학 대담회에서 ‘로봇과 완전 실업의 세계’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하와이대학교 미래전략센터 짐데이토 소장 역시 “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AI도 할 수 있다는 강경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이미 많은 분야에서는 그것이 사실이고, 결국 대부분의 사회 및 산업 분야에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보메커니즘(제어 대상의 공간적 위치, 방향 혹은 자세 등을 제어하는 피드백 제어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AI가 환경을 물리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며 “인간과 비슷하거나 월등하게 뛰어난 의사결정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AI와 로봇의 비중이 높아질 미래 노동 시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대응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대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로봇이 등장할 경우, 필연적으로 현재의 일자리 다수가 사라지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로봇을 이용한 무인매장 등의 등장이 기존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는 있지만  20·30세대의 젊은 경영인들이 로봇과  AI를 기반으로 지금과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세계 경제 속에서 수요 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로봇이 조리하는 치킨을 판매하는 ‘롸버트 치킨’ 매장의 모습./ 시사위크DB

이와 동시에 전문가들은 예전엔 없었던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지면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함께 내놨다. 그동안 기술력의 한계로 충족하지 못했던 ‘노동력’과 ‘욕구’가 충족되면서 새로운 기업과 서비스가 등장하게 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일자리들이 등장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무인 계산기(키오스크) 등의 증가로 사람이 아닌 로봇이 노동자들에겐 대단히 위협적으로 느껴지고 있어 로봇과 일자리 문제가 다시금 화두가 되는게 아닌가 싶다”며 “하지만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로봇이 일자리를 감소시키는가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20·30세대처럼 젊었을 때부터 사업적 경험을 해보는 사람들이 지금 무인매장을 경영하는 등 경험을 쌓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해외로 진출하거나 지금과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세계 경제 속에서 수요 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는 로봇으로 인한 생산성은 높아지고 노동시간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로봇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닌, 로봇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생산성이 높지 않은 것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바로 로봇시대에 맞춰 직업을 전환할 수 없는 단절적 직무변화를 겪는 그룹들에 대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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