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가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모나리자가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모나리자가 구시대적 사외이사 운용 실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사외이사들의 이사회 출석률이 수년 째 저조할 뿐 아니라, 이러한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제도의 실효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ESG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이사회 출석률 저조한 사외이사, 재선임까지 추진

중견 제지업체 모나리자는 현재 2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주광수 사외이사와 김정식 사외이사로, 이들은 감사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두 사외이사는 지난해 상당히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나리자는 지난해 총 8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개최했는데, 두 사람 모두 단 1번만 출석해 나란히 12.5%의 출석률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로 기간을 넓혀 봐도 15차례 개최된 이사회 중 주광수 사외이사는 1번, 김정식 사외이사는 2번 출석했다.

이는 비단 지난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김정식 사외이사는 2020년에도 14차례 개최된 이사회 중 단 2번만 출석했다. 출석률은 14.2%다. 2019년엔 10차례 이사회 중 6번 출석해 60%의 출석률을 기록했고, 선임 첫해인 2018년엔 8차례 이사회 중 6번 출석해 75%의 출석률을 남겼다. 첫해를 제외하면 출석률이 모두 낙제점일 뿐 아니라, 갈수록 낮아지는 양상이다.

사외이사는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특히 감사위원회 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는 그 중요성이 더욱 높다. 이러한 사외이사에게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출석은 가장 중요한 의무이자 권리라 할 수 있다.

이에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또는 감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75% 미만일 경우 재선임에 반대하는 내용을 의결권 행사 지침에 두고 있으며, 최근엔 사내이사까지 확대 적용하고 있다. 매년 주요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해오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연구소 역시 이사회 출석률이 70%에 미치지 않을 경우 성실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선임을 반대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모나리자가 ‘출석률 낙제점’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추진 중이라는 점이다. 주광수 사외이사와 김정식 사외이사는 나란히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그런데 김정식 사외이사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 상태다. 

김정식 사외이사가 4년의 재직기간 동안 기록한 이사회 출석률은 34%로 국민연금 및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선임을 추진하고 나선 것은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1990년대 후반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국내에 도입된 사외이사 제도는 오랜 기간 대체로 유명무실하게 운용된 측면이 컸다. 최대주주 또는 경영진과 가까운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거나 전관예우에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오랜 기간 재직하며 거수기 역할에 그치는 사외이사가 대다수였다. 

이후 이에 대한 문제제기와 제도 강화가 이어지면서 최근엔 전반적으로 큰 개선이 이뤄진 상태다. 또한 ESG경영이 강조되면서 사외이사 운용의 실효성 또한 더욱 높아지는 흐름이다. 

하지만 모나리자의 사외이사 운용 실태는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모나리자가 외국계 자산운용사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모습은 더욱 큰 아쉬움을 남긴다. 모나리자는 미국의 자산운용사인 모건스탠리PE가 엠에스에스홀딩스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한편, <시사위크>는 사외이사의 저조한 이사회 출석률 및 재선임 배경에 대한 모나리자 측 입장을 확인하고자 했으나 담당자와 닿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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