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회장이 이끄는 EG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박지만 회장이 이끄는 EG의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회장이 이끄는 EG가 지난해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3월 대표이사로 복귀한 박지만 회장이 비로소 어깨를 펼 수 있게 된 모습이다. 무엇보다 정권 변화 흐름에 따라 오르내리는 실적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EG는 지난해 연결기준 956억원의 매출액과 75억원의 영업이익, 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가파르게 추락했던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EG는 2019년과 2020년 매출액이 672억원, 450억원으로 크게 위축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껑충 뛰며 1,000억원대에 가까이 다가섰다.

수익성 개선 또한 의미가 크다. 2019년 14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20년 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손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6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왔던 당기순손익 역시 모처럼 흑자전환에 성공한 모습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 대해 EG 측은 “산화철 사업부문 등의 매출이 확대되고 수익구조가 개선돼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이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EG의 산화철 사업부문 321억원으로 151억원이었던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엔 산화철 가격 급등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EG의 사업보고서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지난해 산화철 생산실적은 3만3,618톤으로 2020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2020년 29만5,221원이었던 산화철 가격이 지난해 70만4,725원으로 껑충 뛰었다. 산화철 원료 가격 또한 2020년 24만2,530원에서 지난해 30만1,000원으로 상승했으나 판매 가격이 더욱 크게 오르면서 매출과 수익구조 모두 큰 폭의 개선이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2020년부터 시작한 소재사업도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27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이로써 2019년 3월 약 20여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 박지만 회장은 비로소 어깨를 펼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이 제품 가격 상승에 있긴 하지만, 박지만 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한 이후 추진한 신사업 또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EG의 실적 흐름이 정권 변화 흐름과 계속해서 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EG는 2012년 1,000억원대로 올라선 연간 매출액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013년 1,230억원 △2014년 1,562억원 △2015년 1,516억원 △2016년 1,467억원 △2017년 1,639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엔 △2018년 1,125억원 △2019년 672억원 △2020년 450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막바지인 지난해에는 다시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EG가 영위 중인 사업이 정권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무척 공교로운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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