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주를 넘어 도수가 0이거나 1도 미만인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위드코로나가 본격화된 현재 업계는 성장을 이어가고자 다양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마트에 진열된 무알코올 맥주 제품.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저도주를 넘어 도수가 0이거나 1도 미만인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장기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위드코로나가 본격 시행되면서 향후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성장을 이어가고자 다양한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오비맥주는 유명 밀맥주 브랜드 ‘호가든’을 활용한 비알코올 맥주를 출시했다. 출시 제품에 대해 오비맥주는 0.05% 이하의 도수지만 기존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발효·숙성 등에서 동일한 제조 과정을 거쳐 밀맥주 특유의 맛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맥주맛 음료라고도 불리는 무알코올 맥주는 주세법 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탓에 음료로 분류되며, △무알코올(Alcohol Free) △비알코올(Non-Alcoholic) 등 2가지로 구분된다. 알코올 함량이 0%면 무알코올, 1% 미만이면 비알코올로 분류된다.

국내 첫 무알코올 맥주는 하이트진로음료가 출시한 ‘하이트제로0,00’이다. 지난해 2월에는 칼로리·당류도 0으로 내린 올프리 컨셉으로 재출시한 바 있다. 이후 하이트진로음료는 해당 제품의 연간매출액이 2020년 대비 78% 늘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5%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7년 자사 맥주 브랜드 클라우드를 활용한 무알코올 맥주를 출시했다. 이달 초 잠정실적 발표 당시 올 3분기에 비알코올 맥주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오비맥주의 경우 지난 2020년 자사 대표 맥주 브랜드 ‘카스’를 활용한 비알코올 맥주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무알코올 맥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시기 큰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외식이 줄어들고 집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홈술 문화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반 맥주와 흡사한 맛을 지녔지만 알코올이 없거나 대폭 줄인 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해외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코리아는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에 의뢰,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030 소비자 500명이 응답한 조사에 따르면 332명(66.4%)이 당시 기준 3개월 내 월 1회 이상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를 마셨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월 2~3회 정도’가 27.4%(137명)로 나타났으며, △월 1회 정도(96명 19.2%) △주 1~2회 정도(65명, 13.0%) △주 3~4회 이상(34명, 6.8%)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가 향후 3~4년 이내에 2,0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4년 81억원 △2016년 100억원 △2019년 153억원 등 미약하지만 지속 성장했으며, 지난해 200억원 대에 들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국내 맥주 출고액(3조4,974억원)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지만, 지난 2015년(4조3,339억원)부터 매해 축소된 맥주 출고액과 달리 지속성장한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업계에서 전망하는 성장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년간 지속돼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달 종료되고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위드코로나 시행과 동시에 유흥채널이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점에 비춰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성장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본격화됐지만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짙게 형성돼있던 기존의 음주 문화는 퇴색되고 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인 음주량에 맞춰 적당히 마시면서 즐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 무알코올 맥주 제조업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사회 전반에서 형성된 음주문화의 변화에 따라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3~4년 내 2,000억원대 수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자사에서 출시 중인 350ml(밀리리터) 캔 제품을 활용해 판매채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일부 유흥업소에 입점해 판매하고 있으며, 입점 업체를 지속 늘려 판매량 확대를 꾀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술을 마시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주를 섞어 음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무알코올 맥주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향후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맥주맛 구현 수준 향상을 꼽았다. 여기에 각종 레시피를 활용한 맛 다양화도 중요 요소로 보고 있다. 이외 광고를 비롯해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으로 무알코올 맥주의 대중화도 계획하는 상황이다.

무알코올 맥주 제조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지난 2009년 무알코올 맥주 제품이 출시된 이후 주요 맥주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결과 2013년 시장 규모는 600억엔을 돌파한 바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관련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도 순조롭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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