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이 드디어 극장가에 출격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이 드디어 극장가에 출격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1592년 4월, 조선은 임진왜란 발발 후 단 15일 만에 왜군에 한양을 빼앗기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다. 조선을 단숨에 점령한 왜군은 명나라로 향하는 야망을 꿈꾸며 대규모 병역을 부산포로 집결시킨다. 

한편, 이순신(박해일 분) 장군은 연이은 전쟁의 패배와 선조마저 의주로 파천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조선을 구하기 위해 전술을 고민하며 출전을 준비한다. 하지만 앞선 전투에서 손상을 입은 거북선의 출정이 어려워지고, 거북선의 도면마저 왜군의 첩보에 의해 도난당하게 된다.

왜군은 연승에 힘입어 그 우세로 한산도 앞바다로 향하고, 이순신 장군은 조선의 운명을 가를 전투를 위해 필사의 전략을 준비한다. 1592년 여름, 음력 7월 8일 한산도 앞바다,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한 조선의 운명을 건 지상 최고의 해전이 펼쳐진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2017년 7월 개봉해 1,761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대기록을 수립한 ‘명량’에 이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으로, 세계 역사상 손꼽히는 해전이자 임진왜란 7년 동안 가장 큰 승리를 거둔 최초의 전투 ‘한산해전’을 스크린에 구현했다.

이순신의 또 다른 면모와 거북선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이순신의 또 다른 면모와 거북선의 활약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가슴이 뜨거워진다. 소재부터 ‘프리패스’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눈으로 직접 목격하니 이루 말할 수 없는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머리’로만 알고 있던 승리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절대적 수세에 몰린 조선의 바다에서 펼쳐진 해상전술과 거북선의 활약은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영화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동안 글로만 접해왔던 학익진 전술과 거북선의 활약이 생생하게 펼쳐져 압도적인 몰입감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여기에 웅장하고 장엄한 사운드가 더해져 영화의 깊이감을 배가한다. 

‘명량’과는 또 다른 이순신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명량’에서 ‘용장(勇將: 용렬한 장수)’의 이순신을 그렸던 김한민 감독은 ‘한산’에서는 ‘지장(智將: 지혜로운 장수’) 이순신을 진심 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다. ‘명량’만큼 강렬함은 덜하지만, 자신보다 백성과 동료, 부하를 더 소중히 여기는 이순신의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의 자질을 생각하게 하며 진한 감동을 안긴다.

젊은 시절 이순신을 표현한 박해일(위). /롯데엔터테인먼트
젊은 시절 이순신을 표현한 박해일(위). /롯데엔터테인먼트

박해일은 ‘명량’ 최민식과 전혀 다른, 자신만의 ‘이순신’을 완성하며 관객을 매료한다. 특유의 단단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전쟁에 지침이 없던 이순신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 몰입을 높인다. 담백하지만 깊은 눈빛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욱 부각한다.   

경상우수사 원균을 연기한 손현주, 항왜군사 준사로 분한 김성규도 좋다. 탄탄한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제 몫을 해낸다. 와키자카의 조카 사헤에를 연기한 이서준도 인상적이다. 대선배들 사이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주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김한민 감독은 “용기와 치유, 연대의식 등 어우러져 하나의 단어로 통합됐으면 좋겠는데, 그게 바로 자긍심”이라며 “자긍심으로 영화가 닿았으면 좋겠다. 그 한 단어를 위해 영화가 의미를 갖고 존재하며, 이순신 장군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러닝타임 129분,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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