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제갈민 기자
볼보 V60 CC는 세단과 SUV 장점을 두루 가진 왜건형 모델임에도 왜건의 불모지인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고성=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속초=제갈민 기자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왜건 모델을 도입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왜건 모델은 비주류로 꼽히는데, 그럼에도 볼보자동차의 V60 크로스컨트리(이하 CC)는 한국 시장 판매량이 글로벌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볼보 V60 CC는 지난 2019년 풀 모델 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후 왜건 불모지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초기에는 편의장비를 비롯해 조작편의성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도 이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약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하락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상품성을 개선한 V60 CC 마이너 체인지 모델을 새롭게 투입해 다시 한 번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 마이너 체인지 모델, 외관 변화는 적어… 음성조작 AI ‘아리아’가 무기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난달 27일 신형 S60 및 V60 CC 모델의 국내 출시를 알린 후 지난 5일 강원도 속초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V60 CC의 내·외관 디자인은 기존의 구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외부에서 달라진 점은 후면의 머플러 팁을 없애고 보다 깔끔하게 마감한 정도다. 실내에서는 기어노브를 오레포스 크리스탈로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한 점이 바뀐 부분이며 계기판 디자인이 조금 달라진 정도다. 그 외에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에서 변화된 점은 크지 않다.

대신 볼보자동차코리아가 SKT와 협업해 한국 시장 맞춤형으로 개발한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조작 편의성을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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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60 CC의 실내는 페이스리프트 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으며, 크리스탈 기어노브를 탑재해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 2열 루프까지 이어진 파노라마 선루프는 2열 탑승객에게 개방감을 더해준다. / 속초=제갈민 기자

볼보 차량에 탑재되는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음성으로 차량 기능 및 내비게이션 조작이 가능한 인공지능(AI) ‘아리아’를 지원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운전자나 동승자가 주행 중 아리아를 부르면 내비게이션 티맵을 비롯해 에어컨·오디오·시트열선 및 통풍 조작·음원스트리밍서비스 등 많은 기능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여기에 차량과 무선으로 연결된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 및 문자메시지 기능도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라면 음성으로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설정한 후 다시 아리아를 불러 “OOO에게 도착 예정 시간 문자 보내줘”라고 하면 도착 예정시간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한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주행 간 전방을 주시하면서 전화나 문자메시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하다. 여기에 내비게이션과 오디오·시트 열선 및 통풍 기능 조작도 음성으로 할 수 있어 음성 조작 기능이 탑재되지 않은 차량에 비해 조작이 빠르고 편리한 것을 넘어 안전하다는 느낌이다.

조작 편의성 부분에서는 흠잡을 곳이 거의 없지만 패들시프트가 없는 점은 약간 아쉽다. V60 CC는 기어를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매뉴얼 모드를 지원하는데 수동 변속을 하기 위해서는 크리스탈 기어노브를 잡고 좌우로 조작을 해야 한다. 산길이나 굽은 도로를 주행할 때는 기어를 올리고 내리는 조작이 필요하기도 한데 이러한 경우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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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60 CC는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음에도 외관에서 달라진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다. / 고성=제갈민 기자

◇ 세단·SUV 장점만 섞어… 2열 시트포지션 및 저조한 연비는 ‘옥에 티’

V60 CC는 세단과 SUV의 장점만 뽑아 실용성을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

V60 CC를 시승하는 동안 굽은 길 주행이나 좌·우회전을 할 때 차량의 쏠림이 크지 않고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V60 CC 시승 전 SUV 모델인 XC40을 시승해 그 차이가 더 명확하게 느껴졌다. 이는 V60 CC의 전고가 세단과 비슷해 공기저항이 SUV 대비 적고 무게중심이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시승 차량인 V60 CC B5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직렬 4기통 싱글터보 엔진을 탑재했는데, XC40 B4 엔진 대비 터보랙이 적고 가속감이 더 부드럽다.

적재함 공간은 SUV만큼 광활하지는 않지만 세단의 트렁크보다는 공간이 넉넉하며 2열을 완전히 접으면 SUV에 필적하는 공간을 확보해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열을 모두 접고 에어매트를 설치하면 차량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기에도 제격이다. 볼보의 세단 모델인 S60보다는 넓은 적재공간이 필요한데 XC60의 가격이 부담되는 소비자들이라면 V60 CC를 대안으로 선택하기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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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V60 CC는 세단과 비슷한 전고를 가져 SUV 대비 주행 간 롤링(좌우 쏠림 현상)이 크지 않다. / 고성=제갈민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볼보의 세단·SUV·왜건 모델이 똑같다고 할 정도로 비슷하게 디자인돼 차이점이 크지 않다.

다만 2열 시트포지션이 약간 아쉽다. V60 CC 2열 시트는 허벅지 받침이 낮고 짧아 180㎝ 내외의 성인이 2열에 탑승한다면 허벅지 부분이 약간 떠 장시간 탑승한다면 세단이나 SUV 모델 대비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보인다.

V60 CC는 MHEV 엔진을 탑재해 250마력 및 35.7㎏·m 토크를 힘을 뿜어낸다. 출력 부분에서는 모자라지 않고 넘치는 정도인데 시승 간 연비는 10㎞/ℓ를 기록해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볼보는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차량의 최고 속도를 180㎞/h로 제한하고 있는데, 굳이 고출력을 고집할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엔진의 세팅을 연비 중심으로 조정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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