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정상화 개최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뉴시스
3년 만에 정상화 개최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가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완전 정상화 개최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시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축제의 장’으로서 위용을 과시했다. 

◇ 영화제 찾은 관객 16만1,145명… 지난해 보다 2배 이상 증가

14일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발표한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영화제에 참석한 총 관객은 16만1,145명이었다. 좌석 점유율은 약 74%를 기록했다. 커뮤니티 비프는 1만7,166명, 동네방네비프는 1만1,002명이 참여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영화 상영’에만 집중했던 지난해 영화제의 총 관객 수 7만6,072명(좌석 점유율 80%)을 2배 이상 넘긴 수치로 이목을 끈다. 커뮤니티 비프(3,330명)와 동네방네 비프(3,771명)를 찾은 관객 수 역시 3배 정도 증가했다. 

올해 공식 초청작은 71개국 242편이었다. 이 가운데 월드 프리미어는 88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13편이었다. 중복 상영을 제외한 커뮤니티 비프‧동네방네 비프 상영작은 161편을 기록했고, 오픈토크(11회)‧야외무대인사(9회)‧스페셜 토크(2회)‧액터스 하우스(4회)‧마스터 클래스(2회)‧아주담담(5회)‧게스트와의 만남(304회)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관객을 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어진, 극장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는 3년 만에 관객들로 가득 찼다”며 “GV와 오픈토크‧액터스 하우스‧아주담담‧포럼 비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벤트와 포럼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금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영화제로 거듭난 해가 됐다”고 자평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낸 양조위(위)와 이영애.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부산국제영화제를 빛낸 양조위(위)와 이영애.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 양조위부터 이영애까지… 부산에 뜬 ‘별’들

지난해 69명에 그쳤던 해외 게스트 참석도 대거 늘어났다. 세계적인 배우와 거장들을 포함해 총 1,694명의 영화인이 영화제를 찾았다. 국내 게스트 인원은 4,712명이었다. 이들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으며, 각종 네트워크 행사 및 리셉션 등에 참여했다. 얼어붙었던 국내외 영화인들 간의 네트워크 장이 3년 만에 활발하게 되살아났다. 

올해 영화제 최고의 스타는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을 수상한 홍콩배우 양조위였다. 2004년 이후 무려 18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양조위는 지난 5일 진행된 개막식을 시작으로 특별 기획 프로그램, 오픈 토크 및 핸드프린팅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관객과 소통했다. 

특히 ‘해피투게더’ ‘화양연화’ ‘2046(리마스터링)’ ‘동성서취’ ‘암화’ ‘무간도’ 등 그가 직접 선정한 여섯 편의 출연작이 소개된 특별 기획 프로그램 ‘양조위의 화양연화’ 상영작들은 빠르게 매진되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양조위 굿즈 역시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신설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액터스 하우스’도 큰 관심을 모았다. 배우 한지민을 시작으로 강동원‧하정우‧이영애가 호스트로 나서 그들의 연기 인생과 철학 등 친밀하면서도 심도 있는 이야기를 전하며 관객과 더욱 가까이 소통했다. 그중에서도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이기도 한 이영애는 마지막 액터스 하우스 주인공으로 나서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온 스크린’으로 관객과 만난 ‘글리치’(위) 팀과 ‘약한영웅 Class 1’ 팀.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온 스크린’으로 관객과 만난 ‘글리치’ 팀(위)과 ‘약한영웅 Class 1’ 팀.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 OTT 품은 ‘온 스크린’, 안정적인 자리매김  

올해 2년 차를 맞이한 ‘온 스크린’ 섹션도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ver the Top, 이하 OTT) 뿐만 아니라, 그 외의 플랫폼에서 방영될 화제의 드라마 시리즈를 월드 프리미어 혹은 아시안 프리미어로 미리 선보이는 섹션으로, 지난해 3편에서 올해 9편으로 확대돼 관객에게 소개됐다.

△‘글리치’(감독 노덕) △‘몸값’(감독 전우성) △‘썸바디’(감독 정지우) △‘약한영웅 Class 1’(감독 유수민)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감독 이호재) △‘욘더’(감독 이준익) △‘커넥트’(감독 미이케 타카시) △‘킹덤 엑소더스’(감독 라스 폰 트리에) △‘피의 저주’(감독 키모 스탐보엘) 등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왓챠‧웨이브‧티빙 등 하반기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주요작들이 대거 부산을 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지난해에 이어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며, 해당 OTT의 홍보 부스들도 참석해 그 효과가 배가됐다”며 “최근 폭넓은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는 영화산업의 모습을 빠르게 반영해 내며, 변화하는 영화적 흐름과 가치를 포용한 것으로 의미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측 관계자 역시 14일 <시사위크>에 “영화와 드라마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한자리에 모인 부산 국제 영화제 현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호흡하고, 사랑방을 꾸려 업계 및 관객들과 친근하게 소통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예매 시스템 오류는 ‘오점’으로 남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영실 기자
예매 시스템 오류는 ‘오점’으로 남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사과의 뜻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영실 기자

◇ 예매 시스템 오류는 ‘오점’

아쉬움도 있었다. 영화제 개막에 앞서 진행된 티켓 예매가 서버 오류로 인해 결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객의 불편을 초래했다. 추후 예매권 소지자에 한해 추가 예매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미흡한 시스템 관리로 오점을 남겼다. 또 취소표와 잔여 좌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서만 예매가 가능해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고려하지 않은 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시사위크>에 “예매권 자체에서 시스템에서 인증처리가 돼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였다”이라고 설명하며 “큰 불편을 끼쳐드렸기 때문에 영화제가 끝나고 나서 리뷰를 다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 내년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예매 방식에 대해서는 “100% 온라인 예매를 시행했던 시점은 2020년이었다”며 “당시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밀집을 최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오프라인 예매를 진행하는데 무리가 있었다. 물론 올해 지침이 완화되긴 했지만, 대응 기조가 기존과 연장선상에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예매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또한 영화제 직후에 나온 반응이나 피드백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며 “그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 (예매 방식이) 변화될 것이라고 확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히 논의하고 다음에 어떠한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진행되는 폐막식과 폐막작 ‘한 남자’(감독 이시카와 케이)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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