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억원 사기대출 혐의로 필리핀에서 검거된 조양은.

70~80년대를 주름잡던 3대 조폭 중 하나인 '양은이파'의 두목 조양은(63)이 금융대출 사기 등의 혐의로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그동안 조양은은 수십억원대 사기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해 있던 상태였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리핀 경찰·유엔마약범죄사무국 등과 공조해 26일 오전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에 있는 한 카지노에서 조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2010년 서울 강남 유흥주점 2곳을 운영하면서 허위 서류로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되자 조씨는 2011년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다시 필리핀으로 도피해 생활을 해왔다.

조씨는 해외 도피 과정에서 필리핀 교민을 폭행하고 협박해 수억 원을 빼앗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은 지난해 1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씨를 지명수배하고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조씨는 이르면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될 예정이며 경찰은 조씨의 신병을 인수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한편 1974년 조씨가 결성한 '양은이파'는 김태촌의 '범서방파', 이동재의 'OB파'와 함께 1970~1980년대 국내 3대 폭력조직으로 꼽혔다. 조씨는 1975년, 신상사파를 급습한 일명 '명동 사보이호텔' 사건으로 일약 유명세를 탔다. 이 사건 이후 조직폭력배들에게 주먹이 아닌 생선회 칼과 야구방망이 등 흉기 사용이 보편화됐다.

조씨는 그러나 1980년대 '범죄와의 전쟁' 당시 범죄단체 결성 등의 혐의로 구속돼 15년간 옥살이를 했다. 1995년 만기출소해 옥중에서 약혼했던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고, 영화 '보스'에 주인공으로 아내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그 후 신앙간증을 하며 교인으로 거듭났다고 주장했으나 금품 갈취, 해외 원장 도박 혐의 등으로 수차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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