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조경태 최고위원이 발언하는 동안 김한길(왼쪽) 대표와 전병헌(가운데) 원내대표가 굳은 얼굴로 자리하고 있다.
“민주당 이렇게 추락하는가.”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새누리당에 의해 강행 처리된 것을 두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박 의원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민주당의 국회 일정 전면 보류에 대해 “민주당의 국회 보이콧은 만능이 아니다”며 “같은 카드를 반복하면 국민 감동도 얻지 못한다”고 민주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그는 이어 “19대 국회 최초, 박근혜 정부 최초 불법날치기통과이기에 국회의장 사퇴권고결의안 등 의장에 대해 강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제 가결됐다는 의장의 음성이 민주당의 운명만큼 가늘게 들려온다”고 자조 섞인 말투로 끝을 맺었다.

28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민주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도부의 전략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황찬현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강행처리 움직임이 사전부터 감지됐지만, 지도부가 안일하게 대응해 새누리당의 단독처리 빌미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인준안 처리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27일 국회 의사국으로부터 전달받았지만 지도부는 이를 간과하는 등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인사청문특위를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열어서 경과보고서 채택하는 등 여러 가지 신호가 직권상정으로 가는 신호였는데 민주당 지도부가 판단을 하지 못해 기민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어제 의원들 몇 분이 우리도 반성을 해야 된다는 얘기를 했고 저도 거기에 동의한다”며 “당이 판단기능에 어떤 작동이 잘 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19대 국회가 시작된 지 꽤 오래됐지만 정치력이 실종됐다”며 “정치의 부재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민주당 지도부가 새누리당의 강행처리를 두고 ‘국회 일정 전면 중단’이라는 강수를 뒀지만, 지도부의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강행처리 움직임을 사전에 감지하고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일이 터진 뒤 ‘국회 일정 보이콧’이라는 대응책만 되풀이하고 있어 민주당 내부의 비판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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