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을 이끌고 갈 차기 회장 선출 레이스가 본격화 됐다. 6일 현재 확정된 후보는 모두 3명. 당초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 위원들의 투표를 통해 5명이 선정됐으나, 6일 서진원 신한은행장과 이재우 전 신한카드 사장이 회장 후보직 고사를 표명하면서 3명이 경쟁을 펼치게 됐다.경쟁을 펼치게 될 세 명의 후보는 한동우(65) 현 회장과 이동걸(65)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홍성균(66) 전 신한카드 사장이다.
 
▲ 한동우 현 신한금융 회장.
현재로서는 한동우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일단 현직 프리미엄이 크다. 경영평가도 나쁘지 않다. 신한금융을 4대 금융지주 중 1위로 올려놓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2010년 경영권 분쟁 사태를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화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한 회장이 전ㆍ현직 정관계인사 고객 불법 계좌 조회와 신한생명 사장 재직 당시 벌어진 리베이트 관행 등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엔 한 회장 취임 이후에도 조직적으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측 주변인물에 대해 불법 계좌조회를 해왔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임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여기에 오는 18일 열리는 신한사태 관련 2심 결심 공판에서 신상훈 전 지주사장이 무죄로 판결 날 경우 대주주인 재일동포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회장 선출 과정을 두고 제기됐던 ‘불공정’ 논란이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것도 한 회장으로선 부담이다. 한 회장 재임 초기인 2011년 5월에 만들어진 회추위 규정이 문제가 됐는데, 나이나 경력 등 자격기준 대부분이 한 회장에게 유리해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후 룰이 완화되면서 몇몇 후보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결국 다른 후보들은 한 회장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잡음은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이런 논란 속에 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2010년 라 전 회장이 자신의 장기집권을 노리다 신한사태를 빚은 것과 같은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한 회장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이 전 부회장은 신한금융에서 40여년간 재직하면서 은행과 증권, 캐피털 등을 두루 거친 경험과 능력 때문에 일찌감치 회장 후보로 꼽혔던 인물이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등 현 금융당국과 가장 코드가 맞는 인물로 꼽힌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 전 부회장은 지난 대선 당시 금융인들을 규합해 박근혜 대통령 지지 선언을 이끌어 낸 바 있다. 그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출시에도 유력후보로 거론돼 왔다.

특히 이 전 부회장이 후보군에 오른 배경도 관심있게 볼 만 하다. 그는 회추위가 최근 ‘퇴직 2년 이내 룰’을 완화하면서 후보로 합류한 인물이다. 앞서 회추위는 차기 회장 선출 절차가 현직 회장의 연임에 유리한 게 아니냐는 불공정 시비가 제기되자 ‘퇴직 후 2년이 넘으면 외부인사로 분류한다’는 내부지침을 배제해 후보군을 넓혔다. 

한 회장 연임에 대한 일각의 반발이 거센데다, 한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수사 정조준 당하면서 이 전 부회장이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 하고 있다.

▲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은 ‘신한 1세대 경영진’으로 꼽힌다. 신한은행 개설준비위원을 맡았고 신한종합경제연구소 초대 부소장, 신한카드 초대 사장을 역임했다. 홍 전 사장은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치면서 재일동포 주주들과 라응찬 전 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역시 유력후보로 거론돼 왔다. 특히 홍 전 사장의 경우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직·간접적 지지를 받고 있어 이번 차기 회장 인선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추위는 후보에 오른 이들 3명에 대해 오는 11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면접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서 선정된 최종 후보를 12일 열릴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이 사실상 확정되는 셈이다. 해당 후보는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3월 신임 회장이 된다.

회추위 사무국은 이들 3인을 대상으로 면접 시간과 장소 등 세부 일정과 내용을 통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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