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지난 2011년 3월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금융지주회사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 이-취임식에서 한동우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한 회장은 11일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의 추천을 받아 신한금융 차기 회장으로 낙점됐다. 이로써 한 회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3년간 신한금융을 ‘한 번 더’ 이끌게 된다.

회장추천위원회는 ‘신한사태’를 수습하고 내부를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알려진다. 김기영 회장후보추천위원장은 “경영 연속성과 경영성과, 앞으로의 경쟁력을 고려했다”며 한 회장을 낙점한 배경을 설명했다.

◇ 현직 회장의 연임… 예견된 수순

사실 신한금융을 비롯해 금융권 안팎에선 이미 한 회장의 연임을 높게 점치고 있었다.

일단 현직 프리미엄이 큰데다, 신한금융을 4대 금융지주 중 1위로 올려놓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경영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무엇보다 지난 2010년 경영진간 고소고발 사태로 얼룩진, 이른바 ‘신한사태’가 아직 완벽히 아물지 않은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이를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에 가장 높은 점수가 매겨질 것이라는 사실은 예견된 일이었다. 한 회장이 연임을 해야 조직을 연속성있게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한 회장 입장에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경선 과정에서 벌어졌던 불공정 논란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선에서 ‘불공정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회추위’의 규정이 문제가 됐는데, 나이나 경력 등 자격기준 대부분이 한 회장에게 유리해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 같은 규정은 한 회장 재임 초기 만들어져 특히 뒷말이 거셌다.

실제 지난달 신한금융지주의 일부 퇴직 임직원들은 ‘신한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의 성명서를 통해 “회장 선임 기준을 담은 ‘CEO 승계 시스템’이 한 회장 본인에 맞게 정한 것”이라며 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 바 있다.

◇ 인선 과정 ‘불공정 논란’ 씻어내야…

한 회장의 ‘대항마’로 지목되며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도 인선 과정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면접에 불참, 사실상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불공정 논란에 정점을 찍기도 했다.

여기에 ‘불법 계좌조회 논란’도 한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 회장 취임 이후에도 조직적으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측 주변인물에 대해 불법 계좌조회를 해왔던 사실을 적발하고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선 신한금융이 아직도 신한사태의 내홍에서 완벽히 벗어나지 못한 것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번 인선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을 비롯해 불법 계좌조회 의혹에 대한 제보 등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신한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한 회장을 낙점했다”는 회추위의 명분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한 회장의 이번 연임을 두고 ‘상처뿐인 영광’이라는 곱지 않은 뒷말이 제기되는 이유다.

어쨌든 한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이제 지저분한 구설도, 석연찮은 논란과 뒷말도 모두 한 회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저성장·저금리의 파고 속에서 신한금융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고, 지금까지도 여진으로 남은 신한사태도 봉합해야 한다. 과연 산적한 현안을 한 회장이 어떻게 풀어갈 지, 신한금융 안팎의 시선이 한 곳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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