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양대노총에 소속된 양 노조가 연합교섭단을 구성하고 쟁의절차에 돌입했다. 연합교섭단 측이 30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출퇴근길 교통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양대노총에 소속된 양 노조가 연합교섭단을 구성하고 쟁의절차에 돌입했다. 연합교섭단 측이 30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출퇴근길 교통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단체교섭이 결렬되면서 양대노총에 소속된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가 연합교섭단을 구성하고 쟁의절차에 돌입했다. 연합교섭단 측이 30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 예고한 가운데 노사 간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노조 연합교섭단, ‘30일부터 총파업’ 예고장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연합교섭단(이하 연합교섭단) 측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사측이 인력감축 계획을 중단하고 안전 인력 확충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30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양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모두 소속된 연합교섭단은 이번 달 초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결과, 1만3,831명의 조합원 중 79.7%가 찬성하면서 총파업이 가결됐다.

지난달 초 서울교통공사는 서울교통공사노조 측에 1,539명 인력감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인력감축안은 2026년까지 10% 가량의 인원 감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놓고 노조 측은 지난 5월 합의한 노조 간 인력 증원 조치를 서울시와 사측이 뒤집은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같은 달 6일 노사 간 단체교섭이 결렬됐다.

연합교섭단 측은 인력감축안 외에도 크게 두 가지 부문을 문제 삼았다. 우선 사측이 안전업무를 해당 업무와 무관한 인력에게 외주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교섭단 측에 따르면 서울시와 사측은 인력 감축과 외주화를 추진해오다가 참사 이후 비판을 받자 혼잡 역사 러시시간에 역무원이 아닌 △본사 근무자 등 고유 업무 무관자 △경찰 등을 동원해왔다. 노조는 이에 대해 “지속할 수 없는 면피성 대처”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동차 혼잡율이 매우 높은 2호선의 승무를 1명에게 맡기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가 발표한 ‘2022년 1~9월 일평균 수송인원 순위’에 따르면 수송인원 최다 10위권에 포함된 역 중 8개가 2호선에 속해있다. 수송인원은 승차인원과 환승유입인원을 합한 값이다.

연합교섭단은 이에 대해 “타당성과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든다”면서 “신당역 사건과 최근 SPC 사건 등 위험천만한 ‘나 홀로 근무’를 방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자성을 외면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 엇갈리는 노사 간 주장… 파업 전 ‘합의’ 이룰 수 있을까

서울교통공사 측은 장기적으로 보아 업무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우선 승객 불편함이 없도록 파업까지 가지 않고 합의할 수 있게 최대한 교섭에 임할 계획”이라면서 “(사측이 제시한) 인력감축안은 구조조정의 의미보다는 장기적으로 채용을 줄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이 지나면서 지하철의 시설물도 바뀌고 업무도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며 “업의 성격에 맞도록 효율화를 위해 안전과 관련 없는 비핵심 업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사측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노사 간 충분한 대화 통해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에)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합의가 있었다. 따라서 강제로 사람을 자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정원을 조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사 간 합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 사측이 제시한 인력감축안은 지난해 6월 단체협상에서 제시한 안과 규모가 동일하다. 당시에도 노조 측이 크게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다가 파업을 하루 앞두고 3개월 만에 ‘강제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이뤘다.

사측은 이런 합의에 따라 장기적 정원 조정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오히려 사측이 합의를 번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7일 연합교섭단은 회견문을 통해 “서울시와 사측은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지난해의 합의를 1년 만에 번복하고 대규모 인력감축안을 단체교섭 석상에 올렸다”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시는 올해 5월 27일 심야시간 연장운행 재개를 위해 서울교통공사 노사와 협상을 한 결과 장기결원인력을 충원하고 부족한 승무원 인력을 증원하기로 합의했다”며 “합의를 번복하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연합교섭단 측이 예고한 파업이 강행될 시 30일부터는 평일의 경우 △1‧3‧4호선은 50%대 운행률 △2호선은 70%대 운행률 △5~8호선은 80% 운행률을 유지하며 공휴일의 경우 전 호선 50% 운행률을 유지하게 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연합교섭단. 안전한 세상, 안전한 지하철을 위해 11월 30일 총파업에 나선다.
2022.11.07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2022년 1~9월 서울교통공사 수송실적
2022.10.17 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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