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여의도=이영실 기자  “나비의 세계로 와주길 바란다. 아이 씨 유(I See You).”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 내한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존 랜도 프로듀서, 배우 샘 워싱턴‧조 샐다나‧시고니 위버‧스티븐 랭 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바타: 물의 길’은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 분)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2009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명작 ‘아바타’의 후속편으로, 무려 13년 만에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와 전 세계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보다 발전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이로운 영상미와 독보적인 비주얼은 물론, 확장된 세계관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와 유의미한 메시지까지 담아내 다시 한 번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는 14일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해 이목을 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전 세계 영화업계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곳”이라면서 ‘아바타: 물의 길’의 위대한 여정, 그 첫 시작을 한국에서 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아바타: 물의 길’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샘 워싱턴‧조 샐다나‧시고니 위버‧스티븐 랭. /이영실 기자
‘아바타: 물의 길’ 내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스티븐 랭‧시고니 위버‧조 샐다나‧샘 워싱턴. /이영실 기자

-13년 만에 속편을 선보이게 된 소감은.  
스티븐 랭(쿼리치 대령 역) “너무 큰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쿼리치 대령이 1편에서 화살을 맞았기 때문에 2편을 출연하는데 당연히 시작부터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캐릭터를 재탄생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줘서 감사하게 느꼈다. 또 쿼리치 대령이 누구인가, 정체성을 가져가려고 해줬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 적대감을 굽히지 않은 마음을 더 확장해 줬다. 이 사람에게도 감정, 심장이 있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고 생각한다.” 

-1편이 전 인류적인 메시지를 담았다면, 2편은 더 가족주의적인 느낌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족’의 이야기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임스 카메론 감독 “우리 모두 동의하겠지만 가치 있는 주제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다른 행성에 가본 적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가족의 일환이고 구성원이다. 가족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가족이라는 것을 꿈꾸고 희망한다. 물론 가족을 만드는 게 쉽지만은 않다. 우리 영화는 가족이 함께할 때 더 강인해진다는 걸 보여주는 메시지를 담겨 있다. 제이크 설리와 아들의 관계에서 여러 감정을 느낄 수 있고, 네이티리의 모성애도 담겨있다. 입양된 아이가 등장하기도 하고, 다양하고 복합적인 가족의 요소들이 담겨있다. 어떻게 보면 창조적인,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 모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원했다고 생각한다.”

조 샐다나(네이티리 역) “‘아바타’ 1편은 제이크와 네이트리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판도라 행성의 러브스토리였다. 또 한 남성이 소속감을 느끼면서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리고 연결되는 스토리가 2편이다. 제이크와 네이트리가 가족을 만들게 된다. 전쟁이 일어나고 대혼란이 있는 시기에 가정을 만들고 이끌어나가면서 수호하는 것을 다루고 있다. 어린아이들에게 일찍 자라고 하고 채소를 먹으라고 하는 동시에, 전투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친다. 가족이 담고 있는 여러 요소와 의미를 연기할 수 있어서 기뻤다.” 

샘 워싱턴(제이크 설리 역) “나는 나의 가족을 위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할 수 있다. 이번 영화에서 제이크가 소중한 것을 보호하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아웃사이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것들을 보면서 어려운데 사랑을 통해 극복하는 이야기를 하는 감독이다. ‘타이타닉’의 로즈와 잭이 그랬고, ‘에일리언2’ 시고니 위버가 연기한 리플리가 그랬다. 어렵고 도전과제도 많았지만, 감독의 그러한 레거시를 유지하기 위해, 그 정신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가족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담아낸 ‘아바타: 물의 길’ . /이영실 기자
가족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담아낸 ‘아바타: 물의 길’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물, 바다를 소재로 택한 이유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 “‘타이타닉’도 그렇고 다큐멘터리도 그렇고 내가 만든 영화에 바다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를 다니면서 바다를 탐험해왔다. 바다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영화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개인의 삶과 감독으로서의 삶, 두 가지를 항상 살리고 싶었다. 다른 행성의 바다지만 그것을 영화로 만듦으로써 환경보존, 해양보존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 개인적인 관심사이기도 하고 잘 알고 잘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대단한 배우들과 함께 바다라는 중요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 
제임스 카메론 감독 “‘아바타’ 1편과 2편을 관통하고 있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탈취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다이버로서, 탐험가로서 수천 시간을 물 아래에서 보내고 있다. 바다도 좋아하고 해양도 좋아한다. 바다가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도 잘 알고 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에 있는 삶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것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지금 해양에 많은 생물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돌고래와 같은 해양 동물들이 포획과 남획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먼저 탐험, 가족의 이야기, 드라마를 담고 있다. 감정적인 스토리도 담겨 있다. 그리고 이것이 그냥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잔상으로 남아서 무언가를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가르치기보다는 뭔가를 느끼게 하는 영화다. 바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시고니 위버(키리 역) “이 영화는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치려는 게 아니다. 그저 느끼고, 가슴 벅찬 경험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키리는 모든 생명체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그게 해양이든, 삼립이든 모든 생명체와 함께 호흡하고 커넥션을 갖고 있다. 또 행동으로 옮기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같은 행성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함께 노력해서 환경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문제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아바타: 물의 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환경문제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아바타: 물의 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바닷속 장면이 많았다. 수중촬영 과정이 궁금하고, 어려운 점은 없었나. 
조 샐다나 “물론 어려움이 없진 않았다. 준비도 많고 훈련도 굉장히 많이 받아야 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리 다이버들이 특훈을 해줬고 천천히 많은 시간을 갖고 훈련할 수 있었다. 감독이 ‘30피트 내려가서 수중촬영할 거야’라고 말했을 때 놀라고 겁이 났지만 ‘와 멋지다, 대단하다’고 했다.(웃음) 이런 경험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물 안에 있는 게 편안했고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시고니 위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뭔가를 요구할 때 서포트와 지원을 해준다. 그 결과 아주 훌륭한 프리 다이버들에게 배울 수 있었고 해군들과 함께 훈련할 수 있었다. 1년 동안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감독이 수중에서 찍을 때 불편함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아무렇지 않게 얼굴과 눈에 힘을 풀라고 요청했는데 그게 참 어려웠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서부영화에서 말을 타는 역할 오디션을 하면 배우들이 말을 다 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당연히 배우들에게 다이빙 경험이 있냐고 물어보지 않았다.(웃음) 트레이닝을 받으면 아역들도 충분히 안전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훈련으로 얻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훈련과 그 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모든 배우들이 배우고 싶어 하고 캐릭터를 살찌우는데 관심이 있었다. 물론 어렵고 도전과제였다. 물리적으로 수중에서 찍는다는 것, 그 장면들을 마무리하고 작업하는 게 까다로웠다. 하지만 제목을 ‘물의 길’이라고 지었기 때문에 당연히 방법을 찾아냈어야 했다.” 

-기술적인 발전도 눈에 띄었다. 연출적으로 중점을 둔 것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 “우리의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최고의 영화적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대형 스크린에서 보는 게 그 첫 번째였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사운드도 있고, 3D 등 여러 요소와 비주얼 이펙트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요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이었다. 캐릭터들이 감정을 어떻게 드러내고 배우들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구현하는지가 중요했다. 감정적인 파워가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존 랜도 프로듀서 “몰입감을 입은 내러티브 영화다.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시퀀스를 보면 빨리 지나가는 것들이 있다. 그런 순간을 통해 영화의 몰입이 깨지는 게 아니라 하이프레임의 장점을 살리고 내러티브에 추가할 수 있는 가치를 부여했다. 밖에서 멀리 지켜보는 게 아니라 함께 달리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아바타: 물의 길’이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아바타: 물의 길’이 극장가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짧은 영상으로 이뤄진 숏폼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인 가운데, ‘아바타: 물의 길’은 3시간이 넘는다. 그 길이를 고수한 이유가 궁금한데.  
제임스 카메론 감독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더 좋은 것 아닌가?(웃음) 영화가 형편없지 않은 이상 그런 불평하는 분들은 없을 것 같다. 같은 돈 내고 더 많이 보면 가성비가 좋잖나. 같은 돈을 내고 소고기가 나오면 좋지 않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이 있는데, 우리 영화는 장편소설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타이타닉’(러닝타임 194분) 같은 경우도 괜찮게 흥행했잖나. 하하.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들 중 길다는 이야기를 단 한 번도 안했다. 개인적으로 좋은 것은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아바타: 물의 길’을 기다리는 한국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존 랜도 프로듀서 “한국 관객들에게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3D, 4DX, 아이맥스 등 모든 포맷에서 봐주길 바란다.”

시고니 위버 “영화를 보면 그 이상의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거다. 새로운 생명체를 느끼는 경험도 하게 될 것이고,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 가족의 일환으로 느껴질 거다. 내게 있어 굉장히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관객들에게도 그렇게 전달됐으면 한다.”

조 샐다나 “나비의 세계로 와주길 바란다. 아이 씨 유(I See You).” 

제임스 카메론 감독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다. 그래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택했다. ‘아바타’ 1편이 한국에서 아주 큰 성공을 거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에 많은 팬들이 있다는 것도 안다. 전 세계 영화 업계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게 한국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아바타: 물의 길’도 즐겨주고 기쁨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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