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가 흥행 영광을 누릴 수 있을까. / 넷플릭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가 흥행 영광을 누릴 수 있을까. / 넷플릭스

시사위크|동대문=이영실 기자  믿고 보는 김은숙 작가의 첫 장르물이자 장르물의 대가 안길호 감독과의 협업, 배우 송혜교의 새로운 얼굴.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를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처연하고 아름다운 복수극의 탄생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특히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김은숙 작가와 탄탄한 연출력을 입증한 안길호 감독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더한다. 여기에 ‘태양의 후예’(2016)로 이미 김은숙 작가와 완벽한 시너지를 완성한 바 있는 배우 송혜교가 김 작가와 재회해 더욱 강렬한 호흡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데뷔 후 처음으로 장르물에 도전해 관심이 쏠린다.  

◇ 김은숙 작가, ‘로코’ 아닌 ‘장르물’ 택한 이유

‘더 글로리’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도깨비’ ‘태양의 후예’ ‘상속자들’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 ‘파리의 연인’ 등 매 작품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시청자를 사로잡아온 김은숙 작가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동안 좋은 성적을 거뒀던 로맨스가 아닌, 복수극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은숙 작가는 20일 진행된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아주 조금씩 다르게 진전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똑같은 것을 복제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고 조금씩 변화해 오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제 장르물을 할 수 있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도전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동안 알콩달콩한 이야기를 많이 장르물이 상상이 안 될 수 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딸과 살면 매일매일이 ‘존 윅’ 아니면 ‘테이큰’”이라며 “알콩달콩할 겨를이 없어서 나쁜 거 잘 쓸 수 있었다. 온갖 악의를 담아서 장르물에 도전해봤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을 연기한 송혜교. / 넷플릭스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을 연기한 송혜교. / 넷플릭스

그러면서 “일단 저희는 다 같은 편이라 그런지 모르겠는데, 모두 대본을 좋아해줬다”면서 “그래서 체면치레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실패하면 다시 도전해보지 뭐 하는 마음으로 도전을 택하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눈길을 끌었다.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를 통해 고등학생 자녀의 학부모로서 학교폭력이라는 화두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폭력이라는 소재가 가까운 화두였다”며 “어느 날 딸이 ‘내가 누굴 죽도록 때리는 것과 죽도록 맞는 것 중 어떤 게 더 가슴 아플 것 같냐’고 묻더라.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바로 컴퓨터를 켰다”고 이야기의 시작을 전했다. 

김 작가는 현실적인 보상이 아니라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더 글로리’에 녹여냈다. 제목에도 이러한 의미가 담겼다.

그는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게 진심 어린 사과더라”면서 “나로서는 사과로 얻어지는 게 뭘까 싶었다. 고민을 해보니 폭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잃게 하잖나. 존엄, 명예, 영광 같은. 사과를 받아야 비로소 원점이고 거기서부터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래서 제목도 ‘더 글로리’로 지었다”며 “세상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드리는 응원이기도 하다”고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더 글로리’로 뭉친 김은숙 작가(왼쪽)와 안길호 감독. /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뭉친 김은숙 작가(왼쪽)와 안길호 감독. / 넷플릭스

◇ 김은숙 작가‧안길호 감독, 믿고 보는 ‘작감’ 뭉쳤다 

김은숙 작가의 촘촘한 이야기는 드라마 ‘해피니스’ ‘청춘기록’ ‘WATCHER(왓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비밀의 숲’ 등을 통해 ‘장르물의 대가’로 자리매김한 안길호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과 만나 더욱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탄생할 수 있었다. 믿고 보는 김은숙 작가와 안길호 감독이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날 안길호 감독은 김은숙 작가가 완성한 이야기를 충실히 전달하고자 집중했다고 했다. 안 감독은 “영상화하면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조금 더 집중력 있게 가기 위해 사실적으로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에 대해서도 혐오스럽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이기이 위해 노력했다. 가져가려는 이야기의 힘이 워낙 크다 보니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기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은숙 작가와의 첫 협업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작업하면서 최고의 순간이었다”며 “정말 좋았다. 김은숙 작가는 늘 겸손하고 노력한다. 이래서 ‘김은숙 김은숙’ 하는구나 느낀 지점들이 많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작가님이 대본 한 줄, 대사 한 마디, 점 하나를 찍는 것도 많은 고민과 노력을 들이는 것을 보면서 나 또한 많이 배웠다. 아주 영광스러웠다”고 극찬했다. 

김은숙 작가 역시 안길호 감독과의 작업에 만족감을 표했다. 김 작가는 “안길호 감독이 대체 언제 자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새벽이고 낮이고 밤이고 언제 문자를 해도 바로 답장하는 감독은 처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도 덩달아 같이 열심히 일했다”며 “감독님한테 ‘마법사냐’고 물은 적이 있다. 거의 모든 신이 그랬지만 내가 특히 걱정한 장면을 잘 구현해줬다”고 전했다.  

안길호 감독과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자신했다. 안 감독은 “복수를 하는 과정과 심정들은 어느 나라에 있는 사람들이 봐도 강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김 작가도 “어디에나 있는 보편적인 일이고 감정일 것”이라며 “아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보탰다.  

‘더 글로리’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송혜교. / 넷플릭스
‘더 글로리’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송혜교. / 넷플릭스

◇ 송혜교의 새로운 얼굴 

송혜교의 활약도 기대된다. 극 중 끔찍한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가해자와 방관자 모두를 향해 온 생을 걸고 복수를 계획하는 문동은으로 분해 첫 장르물에 도전한다.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남자친구’ ‘태양의 후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등 매 작품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준 그는 그동안 보지 못한 서늘한 얼굴로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송혜교는 새로운 장르, 캐릭터에 끌려 작품을 택했다고 했다. 그는 “항상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대본을 읽고 드디어 만났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프고 한동안 멍했다”며 “글로 너무나 완벽하게 표현돼 있었고 나만 잘 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겠구나 싶었다. 어려웠지만 즐겁게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문동은에 대해서는 “유년시절 모진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상처도 많고 아픔도 많은 영혼이 부서진 여자”라며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아서 죽음을 택하게 되는데 ‘왜 나만 죽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나를 괴롭힌 그들도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처절한 복수를 계획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는 송혜교는 “어른 동은이 무방비 상태로 상처를 받았다면 어른 동은은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불쌍한 모습보다 단단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어렸을 때 보다 더 단단해졌어, 그래서 너희들을 벌 줄 수 있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신경을 썼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다행히 의견이 항상 잘 맞아서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안길호 감독과 김은숙 작가는 “송혜교의 새로운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먼저 안길호 감독은 “강하고 연약한 지점을 모두 가진 배우여야 했는데, 처음부터 송혜교가 떠올랐다”며 “다행히 참여해 줬고 동은과 120%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자 김은숙 작가는 “120%가 아닌 121%”라면서 “처음 편집본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송혜교에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구나, 이런 걸음걸이가 있구나 싶었다. 사석에서 본 송혜교는 어디에도 없었다. 모든 신이 문동은이었다. 정말 기쁘고 좋았다”고 극찬해 ‘더 글로리’ 속 송혜교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더 글로리’는 총 16부작으로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공개된다. 오는 30일 파트1 8부가 스트리밍 된 뒤, 내년 3월 파트2가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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