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인정받은 영화인들. (왼쪽부터)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정재. / AP 뉴시스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인정받은 영화인들. (왼쪽부터)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정재. / AP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올해도 한국 영화인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칸영화제를 휩쓸었고, 이정재는 첫 연출작 ‘헌트’로 칸영화제에 입성했다.  

◇ 감독상 박찬욱‧남우주연상 송강호… 한국영화, 칸 휩쓸었다

지난 5월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제72회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2019, 감독 봉준호) 이후 3년 만에 칸에서 수상 낭보를 전했다. 한국 작품이 경쟁 부문에서 동시 수상한 것은 처음으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먼저 송강호는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영광에 이어,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에 이어 ‘브로커’까지, 총 7번의 칸 초청을 받으며 국내 배우 중 칸 경쟁 부문 최다 진출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송강호는 남우주연상까지 꿰차며 개인 수상의 영광도 누리게 됐다. 

칸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송강호(오른쪽 가운데). / AP 뉴시스
칸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송강호(오른쪽 가운데). / AP 뉴시스

박찬욱 감독은 2002년 ‘취화선’ 임권택 감독에 이은 두 번째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자가 됐다. 박 감독의 세 번째 본상 수상이기도 하다. 영화 ‘올드보이’가 제5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칸과 첫 연을 맺었고, 영화 ‘박쥐’로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박 감독은 한국영화인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이제 ‘헤어질 결심’은 오스카로 향한다. 제95회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된 데 이어,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권 작품상,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수상을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 미국 유력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Indiewire)를 비롯한 버라이어티(Variety),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 뉴욕매거진(New York Magazine) 등에서 아카데미 영화상 주요 부문의 유력 후보로 ‘헤어질 결심’을 꼽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칸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감독 데뷔‧에미상 수상… 이정재의 ‘화양연화’  

충무로 대표 배우 이정재는 첫 연출작 ‘헌트’로 칸에 입성하며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치른데 이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으며 인생 최고의 ‘화양연화’를 맞았다. 

이정재는 4년의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은 각본 작업부터 연출, 연기까지 1인 3역을 소화해 완성한 첫 연출작 ‘헌트’로 감독 데뷔와 동시에 칸 레드 카펫까지 밟았다. ‘헌트’는 제75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공식 초청돼 상영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제47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판타스틱페스트 2022 △제55회 시체스영화제 △제36회 판타지 필름페스트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행보를 이어감과 동시에, △제43회 청룡영화상 △제31회 부일영화상 △제4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국내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쓸며 감독으로서도 진가를 인정받았다. 

인생 최고의 화양연화를 맞은 이정재. / AP 뉴시스
인생 최고의 화양연화를 맞은 이정재. / AP 뉴시스

본업인 ‘배우’로서도 큰 성과를 달성했다.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등에서 TV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방송계 오스카’로 불리는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미상) 남우주연상 트로피까지 거머쥐는 쾌거를 안았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 기록이다. 

지난해 9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난 ‘오징어 게임’은 공개 단 12일 만에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넷플릭스 시리즈로 자리 잡은 것은 물론,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에서 작품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량 기준 16억5,045만 시간을 기록한 전 세계 최고 화제작이다. 미국 LA 시의회는 매년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제정하기도 했다.

‘글로벌 스타’ 이정재의 활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루카스 필름이 제작하는 ‘스타워즈’ 새 시리즈 디즈니+ ‘애콜라이트’에 캐스팅돼 본격적인 할리우드 활동에 돌입하는 것은 물론, ‘오징어 게임’ 시즌2도 준비 중이다. 이정재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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