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그룹 샤이니 멤버 겸 배우 최민호가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로 글로벌 시청자를 만났다. 꿈도 열정도 잃은 30대 청춘의 로맨스와 성장을 그려내 설렘과 공감을 선사한다.   

‘더 패뷸러스’는 패션(fashion)이라 쓰고 열정(passion)이라 읽는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패션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N년차’ 청춘들의 치열한 생존기와 이들의 화려하면서도 뜨거운 일상을 담아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민호는 프리랜서 리터쳐 지우민을 연기했다. 지우민은 외모, 패션 감각, 능력까지 열정 빼곤 모든 것을 갖춘 남자로, 전 연인 표지은(채수빈 분)을 통해 꿈과 사랑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성장하는 인물이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도시남녀의 사랑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과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인랑’ ‘계춘할망’ 등을 통해 배우로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고 있는 최민호는 ‘더 패뷸러스’ 지우민의 성장을 단단하게 그려내며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보여준다. 

특히 최민호는 캐릭터를 더욱 완성도 높게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직접 현역 포토그래퍼를 만나 자문을 구하는 것은 물론, 직업적 특성과 성격을 살리는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최민호는 캐릭터 구축 과정부터 촬영 비하인드 등 ‘더 패뷸러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청춘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오랜만에 배우로 대중과 만났다. 공개 소감은. 
“6년 만에 배우로 인터뷰라 설레는 걸 넘어서 긴장되더라. 농담이 아니라 잠을 거의 못 잤다. 1년 전 추워지기 전부터 시작해서 5개월 가까이 촬영을 했다. 적당한 시기, 완벽한 타이밍에 공개됐다고 생각한다. 연말연시에 어울리는 분위기라서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분과 함께 따뜻하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무대 뒤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었다. 무대 위에 있던 사람으로서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
“패션업계 이야기지만 나도 무대뿐 아니라 연기도 하고 해외 쇼에 초청받아서 간 적도 있고 여러 행사를 가다 보니 공감이 많이 됐다. 사진을 찍히는 입장이었다가 찍는 사람이 되고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입장이 되니 그 부분이 또 신선하더라. 우민이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또 하나를 배우게 된 것 같다.”

-캐릭터 구축 과정은.
“전문 포토그래퍼로 나오기 때문에 촬영 전에 실제 포토그래퍼분에게 카메라나 조명, 컴퓨터 다루는 것을 배웠다. 전문성이 부각돼야 하는데 디테일하게 나오지 않아서 아쉽긴 하다. 패션드라마이기 때문에 스타일링에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우선 직업 특성상 움직임이 많으니까 와일드한 팬츠에 펑퍼짐한 옷 등 편안하게 입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해서 그렇게 표현했다. 또 지은과 로맨틱한 장면일 때는 젠틀해 보이지만 트렌디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머리스타일도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뒷머리를 길렀다. 당시에는 유행이 아니었는데 찍으면서 유행이 됐더라.(웃음)” 

-본인이 생각하는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시리즈 초반 모습들은 나와 거의 반대적인 모습이다. 캐릭터 설명 첫 줄이 ‘열정 빼고 모든 걸 갖춘’이었다. 나는 매사 파이팅 넘치고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나와 반대로만 생각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쉽게 접근했다. 그런데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쉬운 게 아니더라. 더 생각도 많아지고 깊어지는 지점이 있었다. 지은이와의 관계로 인해 감정선이 변하고 목표가 생기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게 되는데 그 지점에서는 평소의 모습을 가져와 캐릭터를 연기했다.”

-채수빈과의 애정신도 화제가 됐다. 
“시나리오 처음 받았을 때 굉장히 신선했다. ‘지우민입니다. 엑스이기도 하고요’라고 전 연인과의 관계를 시작부터 소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캐릭터가 있었나 신선하게 보지 않을까 싶었다. 키스신을 위해 우민의 집 구조를 만들었다. 일부러 복도를 길게 만들었다. 조명도 어둡게 만들고 길게 찍었는데, 잠깐 쉬는 시간에 거울을 보니 입술 주위에 립글로스가 다 묻어있더라. 깜짝 놀랐다. 하하. 그만큼 열정적으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캐릭터가 열정이 없어야 하는데 그 신 만큼은 아니었나보다.(웃음)”

-우민의 변화가 조금은 갑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서사가 더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는데.
“나도 개인적으로 그 지점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변화하기 전 몇몇 신들이 편집이 됐다. 막내아들로 누나들한테 놀림당하는 장면도 있고, 꿈도 없고 목표도 없지만 지은으로 인해 다시 마음이 생기면서 하는 대사들이 있는데, 그게 나오지 않아 아쉽긴 했다. 캐릭터 설명을 위해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있는데, 전체적인 흐름과 다른 캐릭터들도 중요하다 보니 편집이 된 것 같다. 우민의 감정선을 잘 따라와 준다면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느덧 30대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하다. 연기 활동에 집중할 생각인가. 
“아무래도 개인 활동은 연기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서른 살이 되면서 로맨스를 해보고 싶었다. 이런 눈빛,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이 작품을 통해 로맨스를 선보였으니,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 다음 작품들은 더 스펙트럼을 넓게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한되고 싶지 않다.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과감하게 선택해 나갈 거다.” 

-연기는 무대와 또 에너지를 얻을 것 같다. 어떤 재미와 의미를 느끼나.  
“어릴 때부터 배우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막연하게 배우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연기 수업을 받고 내가 평소 안하던 표현들을 하는 나 스스로를 보면서 재미를 느꼈다. 또 결과물이 나왔을 때 내가 표현하려고 했던 지점들이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 느끼고 공감해줬을 때 희열을 느낀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도 재밌다. 촬영장에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캐릭터를 분석하고 키워나가는 과정도 재밌다. 그 과정이 재밌어서 더 빠져드는 것 같다.” 

-지우민과 달리 최민호하면 ‘열정’을 빼놓을 수 없다. 최민호에게 열정이란.  
“‘열정’이라는 말은 굉장히 좋은 단어라고 생각한다. 열정적이라는 것은 매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거든. 지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내서 하다보면 실패하더라도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단어인 것 같다. ‘더 패뷸러스’와 맞닿아있는 지점인 것도 같다.”

-‘더 패뷸러스’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줬으면 하나. 
“나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그것 자체로도 행복하다는 걸 촬영하면서 더욱더 느꼈다. 이 작품을 통해 그 지점을 표현하고 싶었고 많은 분들도 느껴주셨으면 했다. 20대, 30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시기잖나. 극 중 ‘냅따까라’라는 대사가 있다. 그날의 고민을 날리고 다시 한 발 나아가자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고민하지 말고 직진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정답이든 아니든, 아닌 과정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더 패뷸러스’가 그런 점을 담고 있어서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 작품을 통해 힘들더라도 꿈과 목표를 갖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응원하며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성공한 게 아닐까 싶다. 청춘을 대변하는 4인방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힘을 내고 용기와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