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바라보는 2023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다. 특히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기업들이 많은 가운데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물가안정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뱅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바라보는 2023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이다. 특히 지난해보다 올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기업들이 많은 가운데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물가안정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기업들이 바라보는 새해 한국경제 전망이 싸늘하게 얼어붙은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말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경기전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1월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77.7로 전월대비 4.0p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더 많음을 나타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 중소기업‧소상공인, 경기전망 ‘부정적’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10월(85.1p)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전월에 0.6p 하락한 것 대비 1월 전망치는 4.0p 하락으로 폭이 확대돼 중소기업 체감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는 이에 대해 최근 잇따른 금리인상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글로벌 경기둔화 등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했다.

중기중앙회의 조사결과 지난해 12월 중소기업들의 주요 애로요인은 내수부진이 60.2%의 응답을 얻으며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인건비 상승(49.4%) △원자재 가격상승(43.0%) △업체간 과당경쟁(32.1%) △고금리(30.5%)가 뒤를 이었다. 그 중 내수부진(57.7→60.2)과 고금리(28.0→30.5)에 대한 응답비중은 경기둔화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전월대비 상승했다.

중소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도 경기 상황이 작년에 비해 올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기중앙회가 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2023년 경영환경 전망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56.0%가 지난해보다 올해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악화를 우려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고물가에 따른 원가상승과 수익감소가 52.4%로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른 대출상환 부담 증가(38.7%) △온라인‧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8.9%) 등의 응답이 나타났다.

◇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제성장률 1.7%’ 깨지나

지난해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5%~2.0%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은 1.7%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에 따르면 기관 전망치에 비해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여건은 더욱 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지난 4일 발표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 전망’에 따르면 기업들이 전망하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16% 수준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응답한 전망치는 1.0~1.5% 구간이 30.6%로 가장 많았고 △1.5~2.0% 구간은 28.8% △0.5~1.0% 구간은 15.4%였다. 마이너스 역성장을 전망한 기업도 8.8%로 집계된 가운데 2.0% 이상을 꼽은 기업은 6.9% 수준이었다. 전체 응답결과의 가중평균값은 1.16%였다.

대한상의는 이와 같은 기업전망치에 대해 고물가와 고금리의 어려움 속에 내수위축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했다. 이에 기준금리는 현재의 3.25%에서 3.50%로 상향 조정됐다. 금통위는 이날 “물가 오름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0.25%p(퍼센트포인트) 추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전망한 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3일 “국내경제는 수출이 큰 폭 감소하고 소비 회복 흐름이 약화되는 등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면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성장 전망에는 중국경제의 회복 속도와 주요국 경기 둔화 등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이에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기업들이 예상했던 경기 악화 및 경제성장률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안정에 우선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3년 1월 중기경기전망지수 77.7…5개월 만에 80p 밑돌아’ 
2022.12.29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 과반 ”내년 경영환경 올해보다 어려울 것”’ 
2022.12.26 중소기업중앙회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 전망
2023.01.04 대한상공회의소
통화정책방향(2023.1.13)
2023.01.13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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