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을 이끌어온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은 올해도 변화와 진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을 이끌어온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은 올해도 변화와 진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파는 사람은 필요 없어진 물건을 처분하며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좋고, 사는 사람은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구할 수 있어 좋고, 사회 전반적으로는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어 좋은 중고거래. IT 기술의 발달로 한결 편리해지면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의 중고거래 시장은 연간 2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러한 중고거래 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은 올해도 진화를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 ‘중고거래 대명사’ 중고나라·당근마켓… 올해도 잰걸음 이어간다

2003년 네이버 카페로 태동한 중고나라는 국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의 대표주자로서 시장을 선도해왔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2014년엔 법인으로 전환해 기업으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중고나라’라는 이름 자체가 중고거래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을 정도다.

당근마켓은 중고나라보다 12년 늦은 2015년 ‘판교장터’로 태동했다. 처음엔 카카오에서 일하던 기획자와 개발자가 사내 게시판에서 중고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직장인 중고거래 플랫폼이었다. 그런데 판교 지역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가능성을 확인했고, 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로 판을 키우며 이름도 당근마켓으로 바꿨다. 이후 당근마켓은 2018년 1월을 기해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고, 곧장 폭발적인 성장세로 중고나라의 아성을 위협했다. 

당근마켓이 단기간 내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근본적인 요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당근마켓에서 ‘당근’은 ‘당신 근처’의 줄임말인데, 그 이름처럼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스마트폰 앱 기반 서비스로 편의성이 높았다. 값어치가 높은 물건이 아닌 사소한 물건들도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점이 주효한 것이다. 또한 이는 중고나라가 지니고 있던 아쉬운 부분을 채우는 것이기도 했다.

이처럼 2000년대 중반을 전후로 태동한 국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은 2018년을 기해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이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한층 더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변화와 진화도 거듭해왔다. 먼저, 카페에서 출발한 점이 한계로 작용해왔던 중고나라는 앱을 통한 서비스 강화는 물론 카페와 앱의 상호보완을 적극 추진했고, 치명적 숙제 중 하나였던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에도 박차를 가했다. 2021년엔 안전한 거래를 위한 ‘중고나라 페이’ 서비스도 시작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롯데그룹이란 굴지의 대기업 품에 안기게 됐다는 점이다. 2021년 3월,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사모펀드와 함께 중고나라를 전격 인수했다. 중고나라 입장에선 든든한 모기업을 두게 됐을 뿐 아니라, 여러 시너지 창출도 노려볼 수 있게 된 중대한 변화였다.

지역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서비스로 빠른 성장을 이룬 당근마켓은 ‘당근페이’를 선보이는 등 세부적인 측면에서 거래 편의성을 강화해나가는 한편, 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박차를 가했다. 중고거래를 넘어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위한 교류의 장과 다채로운 지역 정보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당근마켓 앱에서는 지역 내 아르바이트 및 과외 구인·구직부터 중고차·부동산·농수산물 직거래, 그리고 다양한 음식점 및 업체 정보 확인이 가능하다.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의 이러한 변화 및 진화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고나라는 지난 9일,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함께 중고거래 중개 서비스인 ‘세븐픽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중고나라를 앱으로 중고거래를 할 때,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물건을 맡기거나 찾으며 비대면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중고거래 특성상 대면 거래 시간 및 장소 조율이 중요한 문제이고 난관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편의점을 활용해 편의성을 한층 끌어올린 모습이다.

당근마켓 역시 지난해 말 도보 10분 거리 이내의 주변 가게 소식 및 정보를 선별해 보여주는 ‘걸어서 10분’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용자가 인증한 위치를 기준으로 700m 이내 가게의 메뉴 출시, 할인 이벤트 등을 간편하게 확인 가능하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로 진화를 거듭하고자 하는 당근마켓의 의지를 또 한 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 흐름은 올해 중고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역동적인 성장과 변화·진화가 이어지고 있는 중고거래 시장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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